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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06 20:28

고백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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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성사
                                                                                      조민현 요셉 신부

요즘은 매일 밤 구역회 나가 고백성사 듣기에 바쁘다.(중략)
정말 신부 아닌 사람은 꿈에도 못 꿀 만큼 온갖 이야기를 들으면서 인간이 무엇인지 인생이
무엇인지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가끔 개신교 신자나 불교의 스님들이 천주교의
고백성사에 대해서 못마땅한 소리를 하시지만 고백성사를 들으면 들을수록 이것처럼 기가 막힌 성사도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다.
누구에게도 못할 소리 남편에게도 부모에게도 자식에게도 못할
기막힌 사연들을,마음속에서 미칠 것 같은 사연들을 그냥 누군가에 게 털어 놓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내가 무슨 소리를 해도 내 말을 가만히 들어준다는 것 그리고 그 말이 절대적으로
고백성사의 비밀속에 보호된다는 것  그리고 용서까지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참 기가 막힌
축복이다.

괜히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이렇다 저렇다 고백성사에 대해 말이 많다.
그래서 고백성사는 가장 큰 선물이고 축복임에 틀림이 없다. 어떤 사람은 나에게 가끔 별로
할 말도 없고 그냥 사는 것이 마냥 똑같은데 무슨 할 말이 또 있냐고 고백성사에 시큰둥하는
소리를 하는데 사실 내 생각에는 그런 사람에게는 고백성사가 필요 없다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마음속에 그리 큰 불꽃이 없기때문이다.

사는 것이 편하고 일상 속에 단조롭게 하루하루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러니 절박하게
괴로워하고 죄에 아파하고 상처받고 분노하고 용서 할 수 없어서 마음이 부서지는 사람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어떤 면에서는 그것이 약점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인생에 처절하고
절박한 계기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신앙도 절박하지 않고 하느님도 절박하지 않다.
고백성사는 마음이 미칠 것 같고 삶에 울어버릴 것 같은 사람들의 몫이다. 누구라도 붙잡고
울부짖고 싶은 사람의 몫이다. 가는 인생에 가는 시간에 내가 얼마만큼 하느님을 찾았는지
절박하게 울고 찾는 사람들의 몫이다. 고백성사는 마음을 갈고 닦고 또 갈고 또 닦고 하는
사람들의 몫이다. 그래서 자기가 점점 밝아져서 온통 하느님의 빛을 받아 비출 수 있는
사람들의 몫이다. 남에게 성사보라고 입에 녹음기처럼 달고 다니는 나이지만 나도 사실은
성사보기가 겁이 날 때가 많다. 특히 이번 대림은 더욱 그렇다. 사실 양심이 깨끗한 신부만큼
훌륭한 하느님의 제자도 없다. 왜냐하면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이 없기 때문이다.
내가 무수하게 듣는 고백 중에 항상 느끼는 것은 우리는 모두 인간이라는 것이다.
나도 정말 인간이라는 것을 느낀다. 어쩌면 더 약하고 더 좌절하고 실패하는 인간이라는 것을
느낀다.  죄를 듣는 신부 가 여러분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지 마라.
고백성사는 두 명의 죄 많고 상처 받은 인간이 함께 모여 오로지 하느님의 용서와 사랑에 대한 믿음과 신념으로 함께 성사를 집행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것은 신앙의 신비이다.
그래서 나도 내일 내 고해신부에게 가려 한다.

.            ※성 김대건 뉴저지 한인 천주교회 오렌지 성당 조민현 요셉 신부 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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