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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1 20:18

토마스 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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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들의 기쁨에 동조하지 못했던 토마스의 좁은 속내가

어쩌면 정겹고 고맙다는 생각도 듭니다.

지금 당장, 우리 마음을 차지하고 있는 의문과 의심들이 똑 닮았으니까요.

우리도 수없이 하느님의 불공평하심에 불만을 품고

마침내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의심하는

불완전한 믿음의 전과자들이기도 합니다.

신앙을 팽개치고 싶은 의구심에 영혼이 앓기도 하고

믿음에 한기를 느끼기도 합니다.

이렇게 열심히 기도하는데도 도무지 응답하지 않으신다고

갑갑해하기 일쑤이고

나를 미워하고 차별하는 하느님으로 착각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마침내 이도 저도 성에 차지 않고 이웃의 기쁨마저 눈꼴사납고

어느 새 성당은 외롭고 속상한 곳이 되기도 합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힘든 마음을 털어놓고 상의해 봤자

고작 하느님만 보고 사람을 보지 말라.”느니

신앙을 재미로 생각하면 안 된다.”는 뻔한 대답만 돌아오니,

바짝 약이 오릅니다.

결국 나도 그런 거, 충분히 알거든말하고 싶은 마음에

토마스 사도처럼 팩 토라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다른 열 제자가 토마스의 돼먹지 않은 말에

뭔 말을 저리 하고 있냐?”몹쓸 인간취급을 했다면

토마스는 그들 곁에 머물 수 없었을 것입니다.

통하는 저희끼리 잘 먹고 잘 살아라.”는 생각에 열불이 나서

그 자리를 박차고 나갔을 수도 있었을 테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오늘 복음에서 그날 열 제자가

토마스의 미심쩍은 마음을 품어주고 다독이며 최선을 다했던 모습이

담겨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모자란토마스의 불신을 지적하지 않고 끼리끼리 수군대지도 않고

더 다정하게 토마스를 대했다는 사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자비 주일, 주님께서는 오늘, 세상을 두려워하며

희생을 미루고 사랑하기 어렵다며

마음을 꽉 잠그고 있는 우리에게 이르십니다.

부활의 생명으로 자유를 되찾으라 하십니다.

부활을 꿈꾸는 신앙인답게 어느 누구에게나 자비를 베풀라 하십니다.

설사 을 얘기해도 제멋대로판단하며 토라졌던 토마스를 품었던

열 제자의 넉넉한 마음을 닮으라 하십니다.

그리하여 모두 함께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이라고

한마음으로 찬미할 그 날을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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