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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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날씨는 그야말로 함부르크의 전형적인 날씨입니다.

우중충하고 을씨년스럽게 내리는 비.

우수에 젖게 만들고 괜시리 우울한 기분이 드는 그런 날입니다.

이럴 때 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차 한 잔을 마시는 여유를 만끽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되겠지요.

저는 뜨거운 차는 그리 즐겨찾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뜨거운 음료보다는 찬 음료를 더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속이 냉한 사람에게는 뜨거운 음료가 좋고

속이 온한 사람에게는 찬 음료가 좋다고 하더니

저는 속이 온한 편에 속한 모양입니다.

물론 꼭 차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한국에서는 대개 비가 오면 파전에 막걸리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요즘처럼 비가 내리는 날이 자주 계속되면

매일 파전을 굽느라 더 바쁠 테니 그것도 그리 추천할 일은 아닙니다.

아무튼 이런 날에는

뭔가 마음의 여유를 가지는 일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외출은 자제하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경우에

그 여유를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기분이 달라지겠지요.

너무 많은 여유가 있어도 시간을 활용하는 일에 어려움을 느끼겠지만

여유가 없어 시간을 활용할 수조차 없는 것도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대체로 여유가 많은 편에 속합니다.

그렇게 많은 일들이 제 발목을 붙잡고 있지 않는 까닭에

여유로움을 누리면서 사는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때는 하루가 지나고 보면

도대체 하루 동안 무얼 한 건지 후회가 될 때가 많습니다.

그 만큼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흘러 보냈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여유가 주는 좋은 점도 많지만 여유라는 늪에 빠져

게으름의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면 그건 오히려 피해야 할 일입니다.

여유와 게으름, 어쩌면 한끗 차이로 어감이 달라지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확실히 여유가 있기보다는 게으른 편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게으르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쉽게 바꾸지는 못한다는 게 더 마음 아픈 일이겠지요.

게으르지 않으면서 여유를 잘 챙겨나갈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결국 여유라는 건 삶이라는 톱니바퀴가

잘 돌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윤활유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비가 우울하게 내리는 날이면

마음마저 젖어들게 만드는 비를 여유있게 바라볼 수 있는 지혜가

쑥쑥 돋아나기를 기도하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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