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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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4 21:12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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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사람은 만물의 영장이라고 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을 보면 사람만큼 어리석은 동물은 없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사람이 위대하다는 것은 욕심이 많아서일 것입니다.

더 편하게 살 욕심으로 자동차를 만들고,

더 많이 먹을 욕심으로 유전자 공학을 연구하고,

더 오래 살 욕심으로 복제 인간을 만들고,

더 넓은 땅을 차지할 욕심으로 전쟁을 일으키고,

더 많은 돈을 벌 욕심으로 상식에 벗어난 짓을 하고, 등등

욕심으로 이뤄낸 일들이 많습니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있는 그대로의 지구,

하느님의 모습대로 지음 받은 있는 그대로의 사람,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보존할 생각은 하지 않고

끊임없는 욕망의 싹을 틔워

과학 기술, 산업 기술, 종교 기술, 전쟁 기술을 발전시켜,

소위 기술 문명을 만들어 냈고, 그것을 가지고 사람은 위대하다고 말합니다.

사람이 하느님의 모습대로 창조되었다면

기술 문명을 발전시키기 전에

평화, 평등, 사랑과 정의를 노래해야 하지 않을까요?

사람들은 하느님께서 알맞게 주신 양식을

알맞게 서로 나누어 먹을 생각은 하지 않고,

부족하다고 여기고 더 많은 것을 얻고 편리하게 살기 위해

놀랍고도 가공할 만한 과학 기술을 발전시켜

자신들의 욕망을 채우자고 말을 합니다.

참 어리석은 일입니다.

나무로 이루어진 숲은 아름답습니다. 싱그럽습니다.

숲길을 걷다가 나무를 묵상해 보면,

하느님께서 나무를 만드신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나무는 욕심이 없습니다.

늘 언제나 그 자리, 그 모습으로 우리를 반깁니다.

나무는 자기 전 존재를 온전히 그분, 자기를 창조하신 분께 맡깁니다.

인위적으로 자기 모습을 변화시키려 하지 않고,

욕심을 앞세워 남의 것을 취하지도 않고,

자연의 법칙을 거슬러 돌연변이를 만들지도 않고,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눈이 오면 눈이 오는 대로,

바람 불면 바람 부는 대로 언제나 그분께서 주신 삶을 살아갑니다.

그리고 나무는 비가 오면 비를 더 많이 맞으려고 혹은 더 적게 맞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비가 오면 오는 만큼 맞고, 바람이 부는 만큼 흔들립니다.

그래서 오늘의 나무는 오늘만큼 자라고, 여름나무는 여름만큼 자라고,

겨울나무는 겨울만큼 자랍니다.

그러나 사람은 어리석어서 무언가를 더 얻어내려고 합니다.

무엇보다 있는 그대로를 먼저 사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욕심이 열정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물론 제일 좋은 것은 자신이 하느님의 모습대로 창조되었다는 사실을

굳게 믿는 일입니다.

거기서부터 공존의 싹이 움터 나올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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