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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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28 20:55

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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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건강하게 사는 일이야말로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일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갈수록 약해지고

병원에도 가야 하는 일이 생깁니다.

몸도 나이가 들어가는 것이겠지요.

한국에서는 누군가 장수를 누리다가 선종하게 되면

호상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죽음 앞에서 “잘 돌아가셨다.”는 말은

그 의도가 아무리 선하다 하더라도

사용하기에는 적절하지 못한 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공동체 신자분 중 한 분이 선종하셨습니다.

제가 그렇게 잘 알고 있지 못한 터라 먼저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햇수로 이제 4년째가 되는데

여전히 공동체 가족들에 대해서 속속들이 알고 있지는 못합니다.

물론 저의 성격 상 제가 해야 할 일 이외에는

크게 관심을 쏟지 않는 편이기 때문에

한 번이라도 저와 어떤 대화라도 나눈 분들이라면

그분에 대해서 조금은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고 주일미사에 오셨다가 인사조차 없이 성당을 떠나시는

분들에 대해서는 얼굴만 알고 있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선종에 관한 소식을 들으면 마음이 안타깝습니다.

요즘은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사람들 사이의 만남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더 그렇습니다.

벌써 50년 이상을 여기 독일에서 살고 있는 분들에게는

동료의 선종 소식이 더 안타까울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결국 모든 사람이 죽음이라는 마지막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셈이지만

한창 젊었을 때 고뇌와 수고를 함께 나누었던 사람의 빈자리는

제가 느끼는 것보다는 훨씬 클 수밖에 없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다음 주 금요일에 장례미사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한국에서는 대개 3일장, 5일장으로 장례가 치러지는데 비해

여기서는 장례를 하는 날을 정하는 게 조금 힘든 모양입니다.

어떤 경우에는 일주일, 길면 보름까지도

장례 날짜를 잡을 수 없는 경우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누군가의 죽음은 아무래도 익숙해지지 않는 일입니다.

한국에 있을 때는 가톨릭 장례지도사 교육도 담당을 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죽음이나 장례에 대해서도 그리 낯선 건 아닌데도 불구하고

누군가가 선종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마음에 안타까움이 일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고인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하고, 그분을 위해서 기도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남는 건

결국 죽음이란 이승과의 인연을 끝맺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 공동체 가족들이 모두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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