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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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9 21:38

밀과 가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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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여름의 날씨답지 않게 선선한 날이 계속 되었다가

어제부터 조금은 여름의 향기를 느낄 수 있게 하는 날씨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한국에 비하면 사실 여름이라고까지 할 수 없을 정도로

시원한 느낌을 줍니다.

오늘도 날은 더운 날이었지만 간간히 바람도 불어서 그런지

그렇게까지 덥다고 느낄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저의 경우에는 조금 더위를 느꼈지만

다른 분들은 쾌적한 여름날의 하나였다고 기억할 테지요.

내일부터는 다시 20도 아래로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하니

확실히 한여름의 날씨는 아닌 듯합니다.

아직까지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진행되고 있는 관계로

예수 성심 성당에는 62명 정도만 함께 미사를 봉헌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공동체의 경우에는 여전히 50명 안팎이지요.

매주 오시는 분들만 미사에 참여하십니다.

지금 나오지 않으시는 분들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고령의 연세로 바이러스에 취약하기 때문에 나오지 못하시는 분들이 있을 테고,

어린 아이들이 있어서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나오지 못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분명 나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나오지 않으시는 분들도 있겠지요.

이번 기회가 잠시 쉬어도 좋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이는 분들도

분명 계실 것입니다.

겉으로는 아무리 아니라고 이야기하여도

속으로는 분명 그런 마음을 지닌 분들도 있을 테지요.

어떤 이유에서든 저는 판단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오늘 복음의 말씀처럼

성당 내에서조차 밀과 가라지는 함께 공존하고 있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속마음이야 어떻든

아직까지 바이러스가 해결되지 않은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성당에 나오지 않으시는 분들에 대해서 마음 상할 이유는 없습니다.

다만 안타까울 뿐이지요.

적어도 10명을 위한 자리 정도는 더 마련되어 있는데

그 자리가 채워지지 못하는 아쉬움만 있을 따름입니다.

어떤 경우에는 스스로 한계선을 긋고 그것에 따라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일과 장소에 함께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입니다.

어찌 되었건 주일미사에 의미를 두고

주일미사만큼은 궐하지 않고 꾸준함을 보여주는 많은 신자분들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바이러스의 영향이 여름이 되었는데도 극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유럽과 한국의 상황은 어느 정도 나아지긴 했지만

중동이나 미국, 일본의 경우에는 오히려 더 번져가는 모양새입니다.

정말 바이러스 하나가 세계를 바꾸고 있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조금의 두려움은 있겠지만 두려움을 딛고 일어서서 일상을 이어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 때문에 세상은 희망을 꿈꿀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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