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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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3 21:08

신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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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기사에서

한국에서 신천지에 대한 압수 수색을 했다는 내용을 접했습니다.

여전히 바이러스는 근심덩어리이지만

이제는 신천지에 대해서도 수사를 하는 모양입니다.

생각해 보면 교주인 이만희씨가 재림 예수라는

단순한 논리에서부터 출발하는 사이비 종교일 뿐인데

수많은 젊은이들에 거기에 빠져들었다는 건

여러 모로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줍니다.

처음에 포섭할 때는 어쩌면 금전적인 도움을 주었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그것만으로는 젊은이들이 신천지에 열광한 이유를

완전히 설명하지는 못합니다.

누군가가 그런 이야기를 했지만

어쩌면 기성 종교들이 너무 기계적인데 비해

신천지는 조금은 역동적이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방황하는 세대인 젊은이들에게는

어디 엔가에 의지하고 싶은 그런 갈망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신천지는 그런 부분을 아주 교묘하게 파고든 게 아닐까요.

아시겠지만 젊은이들에게 신천지가 접근을 할 때는

성경공부라는 걸 무기로 사용합니다.

기존 개신교나 우리 천주교에도 성경공부는 존재하는데

어떻게 신천지는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올 수 있었던 것일까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개신교도 그리고 우리 천주교도

앞으로 고민을 좀 많이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솔직히 전교가 어렵다는 걸 인정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지금 성당에 나오고 있는 사람들만큼이라도 잃지 말자는 주의입니다.

어머니 친구분의 권유로 성당에 다니게 되었지만

그 이후로는 쭉 제가 혼자 성당이 좋아서 다녔던 탓인지

‘이런 좋은 걸 믿지 않는 사람은 자기만 손해지.’ 하는 생각이

오히려 지배적이고,

그러다 보니 전교에 대해서도

‘내가 열심히 살면 그 모습 때문에 찾아오는 사람이 있겠지.’ 하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부분도 그리 틀리지 않는 방향이긴 하지만

내가 가진 좋은 걸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고 소개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바로 이 부분에서

신천지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게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튼 그런 전략과 전술을 매우 잘 이용했다 하더라도

신천지는 사이비일 뿐입니다.

꼭 바이러스 때문이 아니더라도 언젠가 실체가 드러났겠지만

이제는 오히려 더 음지에서 보이지 않게 활동할 수도 있겠다는

우려도 생깁니다.

제일 중요한 건 하느님과 예수님이 아닌 자신을 구원자로 칭하는 모든 일들은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일이 결코 아니라는 점입니다.

인간적인 감정의 이끌림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핵심을 알고 그 기초 위에서 신앙생활을 한다면

흔들리지 않는 믿음의 바위를 품을 수 있을 것입니다.

신천지 같이 속은 포장한 채로 종교라는 껍데기를 쓴

사이비 종교나 유사 종교를 잘 구분할 수 있는 눈을 지녀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드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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