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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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 그것은 은총일까? 알수 없는일이다. 회한의 한생을 살아온 나를 성모님께서 초대해 주신것이 '은총' 이라기 보다는 '벌' 주시기 위함일것이라는 생각이 순례 기간 내내 모락모락 상념의 한구석에서 피어오르곤 했었으니 말이다.
메쥬고리예를 다녀온 사람들이 흔이들 성모님의 '부름' 에의해서 다녀왔다고 하는 얘기들을 들을때마다 "아, 또 소설 쓰시고 계시는구먼." 정도로 흘려버리던 내가 지난 5월 그것도 성모님 성월에 메쥬고리예 순례여행에 갑자기 끼어들면서 아! 기도, 1월1일 새해 아침의 기도를 떠올리고는 부름, 인연, 은총, 회개, 감사...
이런 범벅된 감정으로 다녀와서 적어도 지중해 어느 휴양지 해안 1주일 다녀온 여행과는 '다름'을 쓰지않을수 없다.

나는 미사때나 기도 모임때의 기도는 눈을 꼭감고 온 마음을 집중 시켜 진지하고, 또 좀 격정적인 감정으로 기도할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물론 그럴수록 분심이 일어 실패하는 경우가 더 많긴 하지만, 그러나 나 혼자 있을때의 기도는 기도 문장이나 기도에 합당한 내용(?) 인가는 생각없이 그냥 '중얼거림' 기도를 할때가 많다. 예를 들어 "주님, 저를 불쌍히 여겨 주소서." 하다가 금방 또 "주님, 이것만은 꼭 도와 주세요." 하는 식의 낯 뜨거운 청원 기도를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을걸 뻔히 알면서도 그냥 그렇게 사설 늘어놓듯 중얼중얼 하는 것이다.

올해 새해 아침에도 그랬다. 망년회 파티에서 새벽에 돌아왔으나 새해 아침부터 늦잠 기록 만들기도 무엇해서 간밤의 술로 머리는 좀 띵 하지만 그래도 제 시간이 일어나서 새해 아침 기도라도 한다는 것이, 성모님 상 옆에 기대어 있는 메쥬고리예 성모님 상본을 손에 들고,
- 이 상본은 오래전 우리 부부의 영적 도움 주시는 가정인 루루 본당 마리아, 요셉부부께서 주신것이다.-
" 성모님, 올해는 메쥬고리예에서 만나도록해요. 메쥬고리예로 저희부부를 불러 주세요. 성모님 성월에 메쥬고리예에서 만나도록 합시다." 이렇게 몇번 반복해서 중얼중얼 하고는 까맣게 잊고 있었다.

'메쥬고리예' 에 성지는 우리 본당에서는 공식적으로 순례한적이 없고 또 가는 분들도 주위에 없어 주로 루루 본당 교우들로부터 갔다 온 얘기를 듣기도 하고, 한국의 처형께서 보내주신 책을 읽고 아! 이런곳이 있구나. 꼭 한번 가봐야지 하면서 몇년째 구체적인 계획없이 막연하게 메쥬고리아 '노래'를 부르고 있던 중이었다.

5월초 어느날 본당 만남지에 게재한 나의 사순절 피정 소감글을 읽고 찡! 했노라는 인사 전화를 주신 이순자 마리아 자매님이 뜬금없이 " 메쥬고리예 안가세요?" "안 가는데요, 왜요?" " 아, 그래요." 하곤 그만 이었다.
' 이 여편네들이 누굴 약 올릴일 있나' 하고 그러고 말았는데, 몇일후 샬로메 기도회 회장님께서 전화에 또 "바오로 회장님, 메쥬고리아 안 갈랑교?" 하시길레 "얼맨데요?" "한 사람당 280." "O.K.좀 끼워 주이소."  하고 전화를 끊고 나서 문득 새해 아침의 메쥬고리예 성모님 상본 잡고 중얼거린 기도가 떠올라 기쁨, 감사, 이런 교차된 감정으로 출발하는 날까지 가슴 두근거리며 Reisefieber 를 앓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