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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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15 21:15

눈먼 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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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 시대의 랍비들은 사람들에게 가르침을 줄 때,

먼지 나는 길을 천천히 걸으며 가르치곤 했습니다.

아직 큰소리로 연설하는 것이 통용되지 않던 시대이기에

거리에서의 랍비들 혹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모두 다 잘 알아듣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을 따르는 이들이 눈먼 거지가

소리를 지르자 화를 내는 것도 한편으로 이해가 되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예수님 당시에는 눈이 먼 사람즉 소경은

자신의 죄 혹은 부모나 다른 가족의 죄로 인해

하느님으로부터 벌을 받은 것이라 생각하였기에

그를 불쌍히 여겨 도와줄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죄인이 예수님께서 사람들을 가르치는 행렬에 끼여

예수님을 부르다 못해 소리소리 지르니

사람들이 화를 내는 것도 당연하였을 것입니다.

지금 예수님께서 천천히 길을 걸어가시며 가르침을 주는 것을 들어야 하는데

옆에서 다른 소리가 들려 그것을 들을 수 없다니 얼마나 화가 났겠습니까?

하다못해 TV를 보다가도 옆에서 아이들이 떠들면

조용해 못해. 시끄러워서 도대체 무슨 말인지 들을 수가 없잖아.

다른 데 가서 놀던지, 방에 들어가 공부나 해.” 하며

아이를 야단치는 것이 우리의 모습입니다.

하물며 예수님의 가르침을 들으며 걷는 그 길을 방해하는 눈먼 죄인은

사람들의 마음을 짜증과 화를 불러 일으켰을 것입니다.

신앙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은 어떨까요?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실천하며 살아간다는 우리는,

예수님께 귀 기울이며 그분과 함께 예루살렘으로 걸어간다는 우리도 역시

예수님께 너무 집중하다가 다른 사람들이 우리에게 말하는 것을

듣지 못하고 있지는 않은지요?

성당에는 열심히 다니면서, 기도는 열심히 하면서도

가까이 있는 가족들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면

그는 예수님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지는 못합니다.

예수님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는 의미는

다른 말로 예수님의 마음이 자신 안에 머무르게 한다는

초대와 방문의 의미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의 마음이 찾아오는 곳, 예수님의 마음이 머무르는 곳,

그곳은 하느님의 사랑이 필요한 곳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이 필요한 곳에 우리의 마음과 눈을 둘 수 있을 때

우리는 예수님께서 거기에 우리와 함께 있음을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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