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부터 연시까지 아무리 제한된 환경이었다고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마음 편하게 쉬지 못하고 지내온 것 같습니다.
성탄부터 시작해서 주님 공현 대축일까지는
아무래도 마음이 분주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오늘은 정말 느긋한 마음으로 늦게 기상했습니다.
평소에도 일어나는 시간이 그리 빠른 것은 아니지만
오늘은 점심이 가까울 무렵에야 겨우 일어날 수 있었으니
그 동안 알게 모르게 피로가 누적되어 있었던 모양입니다.
아무튼 느지막이 일어나서 점심을 해결하고 나서
미루어 두었던 일 몇 가지를 정리했습니다.
그런 다음 다시 휴식의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세상은 여전히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고
독일은 내일 회의를 한 뒤 지금의 상황을 1월 31일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정말 바이러스는 일 년을 꽉 채워야만 물러갈 기세입니다.
그래도 아예 미사가 없는 건 아니니 그나마 다행이겠지요.
한국은 성탄대축일 미사도 온라인으로만 가능했고,
17일까지 연장된다고 하니
독일이 이런 면에서는 오히려 더 나은 상황인 것 같습니다.
일 년 동안 성당에 나오지 못했던 분들이 나중에라도 나오게 되면
얼마나 낯설까요?
아무리 겨울이라고는 하지만 바이러스의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다는 건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물론 이런 상황에서조차 휴가를 가는 분들도 있으니
세상에는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것 같습니다.
어떤 원칙에 있어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도 많습니다.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배척당하거나 외면당하는 일은 없어야겠지만
그것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면
그 의견은 다른 게 아니라 틀린 것이 되겠지요.
너무나도 다양한 의견 속에서 합의점을 찾고 접점을 찾는 일은
정말 중요한 일이지만
결국에는 누군가의 양보가 필요하다는 사실도 새삼스럽게 깨닫습니다.
올해는 소의 해입니다.
그런데 백신이라는 말 자체가 암소라는 말에 어원을 두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기묘한 의미가 담겨 있으니
올해에는 정말 코로나 바이러스를 물리칠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이 생기기도 합니다.
희망보다는 답답함으로 시작하게 되는 올해이지만
이럴수록 희망이 좀 더 간절해지기도 하니
좀 더 차분한 마음으로 기다릴 수 있어야겠습니다.
아무튼 오늘 하루는 여유롭게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