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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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5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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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하노버 공동체로 가야 하는 날이지만

하노버 공동체 미사를 봉헌하는 성 안토니오 성당에서

오늘은 이용할 수 없다는 연락을 해왔기 때문에

넷째 주 토요일로 변경했습니다.

그랬더니 넷째 주에 하노버로 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하루를 덤으로 얻은 듯한 기분이 드는 날입니다.

이번 달에도 그렇지만

아마 3월에도 넷째 주 토요일에 하노버 공동체로 가야 할 것 같습니다.

셋째 주에 꾸르실료 교육이 있는데 제가 맡은 강의가 토요일 오전입니다.

그런데 그 강의를 마치고 하노버 공동체로 가야 하는데

어떻게 해도 미사시간을 맞출 수 없는 상황이라

혹시 넷째 주에 가능한지 일단은 문의해 놓은 상황입니다.

물론 그렇게 된다면 저희 성당의 아치에스와 겹치게 되지만

아치에스는 오전에 하고, 오후에는 하노버로 출발하면 되니

시간을 맞출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처럼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는 일이 때로는 필요합니다.

저의 전임신부님은 본당의 날 행사가 있는 달이면

지방에 있는 공동체로 미사를 봉헌하러 가지 않았습니다.

지방공동체 신자분들이

함부르크로 오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물론 그것도 의미있지만

지방공동체의 모든 신자분들이 함부르크로 오실 수 있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저는 본당의 날 행사가 있는 달에도

지방공동체로 미사를 봉헌하기 위해 갑니다.

이런 상황은 신부님의 의향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어떤 신자분들은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임신부님은 이렇게 했는데

왜 지금의 신부님은 다르게 하느냐는 식으로 말씀을 하실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조금 달라져도 큰 무리는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게 왜 문제가 되는 일인지 의아할 때도 있습니다.

가끔씩은 전통이란 측면에 강한 방점을 두는 탓인지

바뀌는 걸 견디지 못하는 분들을 만나기도 합니다.

이전이 훨씬 좋았다는 겁니다.

하지만 어떤 때는 바뀔 수도 있고 변화할 수도 있다는 걸 받아들이지 못하면

결국 고정된 그 상태로 머물 수도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그 어떤 변화도 용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변화도 필요하고 상황에 따른 대처도 필요한 법입니다.

물론 그 어떤 상황에서도

신자분들을 위한 최선의 선택을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아무튼 상황에 따라 조금씩 변화할 때도 있는 법입니다.

예수님께서 율법학자들이나 바리사이들을 제일 많이 비판하신 부분도

바로 그런 부분이었습니다.

고정된 전통과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그들의 굳은 마음이

하느님께로 향하는 길을 막아서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제가 감히 예수님과는 비교할 바가 못 되지만

적어도 상황에 따른 적절한 변화가 때로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이렇게 한다고 해서

저의 후임으로 오시는 신부님 역시 이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건 또 제 몫이 아니라 그분의 몫일 테니까요.

그런 점에서 신자분들도 때로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확실히 고정된 틀을 깬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지만

무언가에 고정되는 것 역시 피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드는 그런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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