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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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02 21:36

위령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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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령의 날 미사가 올스도르프 묘원 카펠레 13에서 있었습니다.

아침부터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기 때문에 조금 걱정이 되었습니다.

미사는 경당에서 봉헌할 수 있지만

묘지 방문을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일단 가서 상황을 봐서 결정을 내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전례부장님의 차를 타고 올스도르프 공원묘원으로 갔습니다.

올스도르프 공원묘원은 유럽에서는 최대의 규모를 자랑하는 묘원답게

정말 넓습니다.

예전에는 세계에서 가장 컸다고 하는데

중동 쪽에 더 큰 묘원이 생겼기 때문에

제가 알기로는 유럽에서 가장 큰 묘원입니다.

그래도 저희 신자분들 중에 선종하신 분들은

카펠레 13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계시기 때문에 그나마 다행입니다.

미사준비를 하면서 바깥 상황을 살폈지만

전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누군가 12시부터는 비가 오지 않는다고 이야기를 해주었지만

이미 땅은 젖어서 축축한 상태였기 때문에

행렬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미사 후에도 가랑비가 내리고 있었기 때문에

연령회에서 준비한 꽃과 저만 묘지를 방문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아무래도 소수의 사람들만 움직이면 그만큼 시간도 절약되고,

불편함도 조금 줄어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머지 분들은 경당에서 묵주기도를 봉헌하라고 이야기를 드린 다음

저와 연령회 회원 몇 명이 묘지를 방문했습니다.

물론 가족들 중에 선종하신 분들이 있는 가족들은

제가 그 묘지를 방문할 때 옆에 계시면 좋을 것 같아서,

그리고 어차피 그분들은 묘지를 방문할 것이기 때문에

함께 바깥으로 나갔습니다.

확실히 땅이 질퍽거렸습니다.

미끌미끌하기도 해서 혹시 걸어가는 중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했습니다.

그런데 계속 짧은 시간 내에 결정을 내려야 하는 탓에

움직이는 동선에 있어서 헷갈린 부분이 있었습니다.

얼마 전에 선종하신 레기날드 신부님의 묘소도 방문하고자 했던 탓에

동선을 미리 고려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입니다.

이 부분이 제일 힘든 부분입니다.

순차적으로 하면 되지만 그게 쉽지 않았던 것입니다.

거기다가 레기날드 신부님의 묘소는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보니

처음에는 먼저 가자고 했다가 또 그 다음에는 나중에 가자고 했다가

그렇게 의견이 좀 달라졌습니다.

그런 탓에 조금은 우왕좌왕한 측면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그래도 방문해야 할 모든 묘소를 방문하고 성수로 축복을 했습니다.

그런데 너무 약식으로 한 것 같아

연령회장님에게 날이 좋아지면 다시 묘소를 천천히 방문하면서

기도하는 시간을 가지자는 이야기를 드렸습니다.

누가 오든 오지 않든

그건 제가 해야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비 때문에 그리고 궂은 날씨 때문에

미사에 참여하신 분들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오신 분들에게는 선종하신 분들을 위해 기도하는

좋은 시간이 되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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