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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01 18:52

잊혀진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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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이라는 가수가 부른 “잊혀진 계절”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뜻 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우리는 헤어졌어요.”라는 가사로

시작되는 이 노래는 매년 10월의 마지막 날에

모든 방송 매체, 거의 모든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라서

한국에서는 10월 31일 하면 할로윈보다는

‘잊혀진 계절’을 먼저 떠올릴 정도로 유명한 곡이라고 합니다.

이 노래는 원래 조영남의 노래가 될 뻔했으나

녹음까지 마친 조영남이 다른 사정 때문에 발표하지 못했고,

작곡가 이범희님은 이용에게 곡을 줬다고 합니다.

이용과 조영남은 같은 레코드사 소속이었고,

조영남이 계약하지 않고 불렀는데,

나중에 계약이 틀어지면서 이용한테 넘어간 것이라고 하네요.

원래 노래 가사도 ‘9월의 마지막 밤’이었는데,

발매 시기가 한 달 늦춰지면서 ‘10월의 마지막 밤’으로 바뀌었습니다.

이용은 이 노래의 대히트로

MBC 10대 가수 가요제에서 최고 인기 가수상과

최고 인기 가요상을 석권하는 등 온갖 가수상을 휩쓸며

대스타가 되었다고 합니다.

가사의 내용은 10월의 마지막 밤을 끝으로 볼 수 없게 된 연인을

그리워하는 내용으로,

상대방 쪽이 “헤어지자.”는 식의 직접적인 언급 없이 사라졌기에

더욱 아련함이 더해지는 노래라고 할 수 있습니다(나무위키 참조).

그런데 묘한 것은 헤어짐에 관한 노래인데

이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10월의 마지막 날이 되면

좋아하는 사람을 오히려 만난다는 사실입니다.

아무튼 노래 하나가 준 파급효과가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예가

바로 이 노래가 아닐까 싶습니다.

더군다나 한국에서는 할로윈보다 더 유명해졌으니

어쩌면 다행인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미국에서는 10월의 마지막 날에 할로윈이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유럽에서도 할로윈 축제를 여는 곳이 많습니다.

유럽이 대체적으로 미국은 전통이 없는 나라라고 무시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축제는 또 받아들이는 걸 보면서

저는 참 묘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저는 할로윈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기괴한 분장은 유럽의 카니발 축제를

좀 더 그로테스크하게 발전시킨 것이고,

아이들이 집집마다 방문하는 전통은

유럽의 성탄 때 집집마다 방문해 성탄 성가를 불러주는 전통을

본 딴 것에 불과합니다.

그런데도 더 좋은 전통과 아름다운 축제를 가지고 있는 유럽이

오히려 할로윈을 기념한다는 건 저에게는 조금 이질적인 것 같습니다.

오히려 투르의 마르티노 기념일에 이루어지는

“Laternenfest”가 훨씬 더 좋은 것 같은데 왜 그렇게 된 것일까요?

어쩌면 유럽 역시 전통과 새로움 사이에서 혼란스러워 하는 건 아닐까요?

아무튼 요즘에는 한국에도

할로윈 축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런 부분은 그 사회가 지닌 유행이어서 가타부타 이야기할 거리는 아니지만

그래도 저는 좀 더 전통이 깊고 의미 있는 축제가 더 좋습니다.

교회에서 출발한 전통들이 많은데도

유행을 따라가는 현재의 모습이 때로는 아쉽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할로윈보다는 ‘잊혀진 계절’이 훨씬 더 친숙하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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