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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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9 21:38

큰 일 없이 지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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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큰 일 없이 지나가 버렸습니다.

원래가 이런 일상들의 반복이긴 하지만

그 안에서 무어라도 건져낼 것이 있는데

오늘만큼은 그런 걸 그다지 찾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여행의 여독에서

아직 완전히 헤어 나오지 못해서

그런 건 아닐까 싶습니다.

하긴 월요일 새벽 1시 즈음에 도착을 해서,

거의 3시가 다 되어서 잠이 들었는데,

월요일은 거기에 비해서는 이른 시간인 830분에 일어났으니

피로가 완전히 풀리진 않았겠지요.

게다가 평소에는 낮잠도 잠시 청하는 경우가 많은데

월요일에는 낮잠조차도 자지 않고,

다시 새벽 1시가 다 된 시간에 잠을 청했으니

확실히 오늘은 피곤함이 몸에서 덜 빠졌나 봅니다.

그래서 머리도 정상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지 않고

원래 무거웠던 몸이 더 무거운 것 같아

컴퓨터 앞에 앉아 있어도

조금 멍하니 있었던 적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오늘이 지나고 나면 괜찮겠지요.

물론 지금도 벌써 1120분이긴 하지만.

"일찍 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말이 있지만

저는 아침형 인간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새벽형 인간에 가깝습니다.

부엉이나 올빼미처럼

밤에 주로 활동하는데 익숙해져 있는 셈이지요.

한국에서도 그랬는데

여전히 그 습관을 고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만일 새벽미사라도 있었다면

일주일에 적어도 하루나 이틀 정도는

아침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가질 수 있었겠지만

이제껏 저는 그런 경우가 거의 없었습니다.

보좌신부 때도 월요일에 새벽미사가 있었는데

주임신부님께서 보좌신부를 배려해 주셔서

월요일 새벽미사는 나오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기 때문에

보좌신부 때조차도

새벽미사와는 크게 인연이 없었습니다.

그러니 아침 일찍 일어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다만 오스트리아 그라츠 신학교에서 공부하고 있을 때,

눈이 오게 되면

바로 옆에 있는 주교좌성당 앞 눈을 치우기 위해

새벽 4시에 일어난 적은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날이 일 년에 한두 번 뿐이었으니

습관이 되기에는 좀 어려웠겠지요.

아무튼 밤에

늦게 잠자리에 드는 것에 더 익숙해져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침형 인간과는 거리가 멀게 되었습니다.

아침의 신선한 공기와 더불어 시작하는 하루가

얼마나 상쾌하고

맑은 정신을 가져다주는지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렇게 하지 못하는 건

역시 몸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게으름 때문이겠지요.

그러다 보니 피곤을 완전히 몰아내지 못하고

몸에 달고 있나 봅니다.

그러니 작고 소중한 깨달음조차도 건지지 못한 것이겠지요.

그렇게 오늘 하루는 저물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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