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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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28 22:12

커피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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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지난주의 생동감 넘치는 모습에서

이제는 다시

일상의 단조로움으로 되돌아 온 것 같습니다.

 

그렇게 피곤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은 몸에

덕지덕지 피곤이 달라붙었던 게 아닐까 합니다.

 

오전미사를 마치고 나서 마시게 되는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되찾았다는 점에서

이게 일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에서는 솔직히 게을러서

커피를 잘 끓이지 않습니다.

커피 필터도 갈아야 하고,

청소도 해야 하는 일이

커피를 마시는 즐거움보다는

더 귀찮게 여겨지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집에 커피를 내릴 수 있는

주방기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간해서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가끔씩 손님이라도 오게 되면

그 때부터는 조금 분주해지겠지요.

 

아무튼 수요일 오전미사 후에

나가서 마시게 되는 커피 한 잔의 여유는

제가 수요일만 누릴 수 있는

호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냥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

진지하고 깊은 대화보다는

그저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이 시간에 누릴 수 있는 색다른 즐거움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

아니면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시는 분들도

평일미사 이외에는

거의 만날 수 없는 상황에서

무겁지 않고 소소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저에게는 별로 없습니다.

 

대부분 컴퓨터와 시간을 보내다 보니

가끔은 컴퓨터에서 나오는 소리에

스스로가 반응하는

그런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외롭다거나 하는 건

전혀 느끼지 못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일상의 소박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신부님들 중에는

대화를 나누게 되면

자신이 주도해야 하는 그런 분들도 계시는데

저는 그런 편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제가

대화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기보다는

듣는 편을 선택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그냥 조용한 청취자가 되는 때도 많습니다.

 

참, 언제 그런 이야기를 드린 적이 있던가요?

 

신부님들은 사제로 서품되기 전에

각자의 서품성구를 찾습니다.

 

저는 사무엘기 상권 3장 10절의

"말씀하십시오. 당신 종이 듣고 있습니다."라는

성구를 선택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듣는 일을

더 중요하게 여기게 된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무튼 수요일의 커피 한 잔은

일주일의 중간에서

저에게 또 다른 힐링을 주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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