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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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0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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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마지막 날을 보내고

2월이 시작되었습니다.

 

금요일은 둘째 주와 넷째 주,

소공동체 모임이 있긴 하지만

첫째 주와 셋째 주에는 다른 일정이 없기 때문에

한껏 여유를 부릴 수 있습니다.

 

하긴 여유를 부리는 일이

꼭 금요일이라서 그런 건 아니지만

그래도 소공동체 모임이 없으면

좀 더 편한 마음으로 하루를 보낼 때가 많습니다.

 

이리저리 검색을 하다가

황창연 신부님에 대한

유튜브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인터넷 상에

굉장히 많은 동영상이 올라와 있더군요.

 

아실지 모르겠지만

신부님들은 같은 신부님들에 대해서는

질투를 좀 하는 편입니다.

 

황창연 신부님 같이 유명하신 분들은

같은 신부가 볼 때

자신의 자리가 위협받고 있다는

위기감이 들게 하는 그런 분들입니다.

 

한 성당에서 소임을 받아

그저 소박하게 신부의 생활을 하고 싶은데

유명하신 신부님들의 강의를 자주 듣는

신자분들은 눈높이가 너무 높아져서

그 만큼 능력이 없는 신부에게도

같은 기대감을 가질 때가 많으니까요.

 

얼마 전,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요즘에는 학원에서 가르치는 수준이

일반 중고등학교 교육보다 훨씬 높아져서

학교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그건 학원에 가서 물어봐라."

이렇게 이야기한다고 하더군요.

 

솔직히 황창연 신부님 같은 분들이 유명해질수록

그렇지 못한 신부들은

위기감을 느끼게 마련입니다.

 

신자분들 중에는 드물지만 아주 가끔

"어, 황창연 신부님은

조금 다르게 이야기하시던데요." 하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그럴 때면 속으로만

'그러면 거기 가서 신앙생활 하시면 되겠네요.'

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알게 모르게 신자분들도

신부님들을 도마 위에 올려놓고

비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비교야말로

세상에서 제일 불필요한 일인데도

경쟁사회 속에서 살아온 삶의 흔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리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신부님은 어떻고, 저 신부님은 어떻고."

 

하지만 사도 바오로는

'한 몸이며 여러 지체'라는

지난주일 독서를 통해서 말씀하셨듯이

신부님들 역시 고유한 역할이 있고

달란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황창연 신부님이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통해 유명해진 것은

그 신부님 나름대로의 몫이고,

저는 저 나름대로의 몫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조금의 질투심은 생기지만

거기에서

더 이상 저의 감정을 소비하지 않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이야기 중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노스님과 수행하는 젊은 스님이

길을 가다가 냇가를 건너게 되었는데

마침 아름다운 아가씨 한 명이

냇가를 건너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습니다.

 

젊은 스님은

그 아가씨를 업어서 건너고 싶었지만

수행에 방해가 될 것 같아

그냥 지나치려고 했는데

노스님은 흔쾌히

그 아가씨를 업어서 건너갔다고 합니다.

 

젊은 스님은 아가씨와 헤어진 한참 뒤에

"아니 노스님은 부처님을 모시는 분이신데

어떻게 여자를 업으실 수 있습니까?" 하고 묻자

노스님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나는 냇가를 건너오면서

그 여인을 내려놓았는데 너는 아직 업고 있구나."

 

질투심도 그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튼 저는, 유명해지지 않는 것이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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