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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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르크에 어제 눈이 내렸습니다.

언제부터 내린 눈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땅 위에 자신의 흔적을 새겨놓은 걸 보니

왠지 반가웠습니다.

 

물론 눈이 내린 양은

길에 살짝 새겨놓을 정도의

미미한 양이었지만 말입니다.

 

아침저녁 기온이 영하 5도 아래로 떨어진 걸 보니

이제야 본격적으로

겨울이 시작되는 건 아닐까 하는

기대감도 듭니다.

 

하긴 추운 걸 싫어하는 분들이

좋아하는 분들보다 더 많다는 게 현실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겨울은 겨울다워야 한다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합니다.

 

추위에 발을 동동 구르기도 하고,

칼날 같은 바람에 잔뜩 웅크리기도 해야

봄이 더욱 간절해지고

온기의 소중함이

더 절실하게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그래야 패딩이라는

겨울외투가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내가 내뿜는 입김의 아름다움에도

감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것 때문에 추워야 한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겨울이 겨울다워야만

느끼게 되고 체험할 수 있게 되는

특별함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너무 겨울답지 않아

조금 실망스럽기도 했습니다.

 

자주 밖으로 나가지 않아서,

온종일 추운 바깥에서 일해야만 하는

사람들의 절박한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부르조아적인 사고방식이라고 비판한다면

미안한 마음에 고개를 수그릴 수밖에 없지만

어찌되었건 이제 겨울의 맛깔스러움을

조금은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설레는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도 다른 분들이

겨울을 너무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누군가의 말처럼,

겨울이 추워야만 땅에서 웅크리며 숨죽이고 있던

해충들이 모두 동사해서

봄의 땅은 좀 더 많은 영양분을 품을 수 있는

건강한 토양이 될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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