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로그인

2018.11.01 22:19

시간을 느끼십시오

조회 수 14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모든 사람이 시간을 죽이고 있지만

정작 자신이 죽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다."는

프랑스 격언이 있습니다.

 

우리는 시간을 죽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시간을 죽이면서,

죽음 자체에서는 벗어나고 싶어 하는

모순을 드러냅니다.

 

죽음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시간을 죽이고 있는 것입니다.

 

어떤 이는

텔레비전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면서 시간을 죽이고,

다른 이는

자신의 시간을 헛된 일로 꽉꽉 채우면서

시간을 죽입니다.

또 어떤 이는 잡담을 하면서 시간을 잊습니다.

 

사람들은 사소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시간이 흘러가길 바랍니다.

그들은 시간이 유한하다는 것을 알기에

그것을 느끼고 싶어 하지 않는 것입니다.

 

죽음은 우리의 시간을 들여다봅니다.

죽음은 우리에게 부여된 시간에 대한

본질적인 경계선입니다.

 

우리는 죽음을 대면하느니 차라리 시간을 죽입니다.

하지만 죽음을 대면하는 자만이

시간을 의식적으로 인지하고 체험하게 됩니다.

 

죽음은 우리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보여 줍니다.

 

우리는 아무것도 가져갈 수 없습니다.

성공, 재산, 사랑하는 사람들….

우리는 단지 빈손을 뻗어

사랑하는 이의 품에 안길 수 있을 뿐입니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 산다면,

우리는 사물들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며

평화롭게 살 수 있습니다.

 

우리의 일과 재산, 주변의 사람들,

이 모두는 각각의 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죽음과 함께 산다는 것은,

의식적으로 그리고 완전히

현재에 산다는 것을 의미하고,

인생이란 결국 선물이라는 사실을

느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경우 우리의 업적은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생명의 시간은

죽음을 인지하는 사람에게만 주어집니다.

 

죽음이 억압당하면 시간은 죽게 됩니다.

 

 

 

- 안셀름 그륀, '삶의 기술' 중에서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회원 가입 때 문제가 생기면 박철현 2021.09.13 20700
공지 긴급 공지 1 박철현 2020.05.09 6127
공지 로그인 하셔야만 보실 수 있는 게시판이 있습니다 5 박철현 2018.09.09 8628
2008 남아 있는 이야기는 박철현 2018.11.03 280
2007 362Km를 달려 온 피자 두 판 박철현 2018.11.03 570
2006 아무렇지 않은 척 살고 있지만 박철현 2018.11.02 967
2005 커피와 잔 박철현 2018.11.02 218
» 시간을 느끼십시오 박철현 2018.11.01 143
2003 아픈 만큼 삶은 깊어집니다 박철현 2018.11.01 130
2002 마음 주머니 박철현 2018.10.31 362
2001 비 오는 날이면 박철현 2018.10.31 536
2000 행복한 보통사람 박철현 2018.10.30 375
1999 그대에게 힘이 되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박철현 2018.10.30 330
1998 리리카의 음식 가방 박철현 2018.10.29 903
1997 사랑을 도운 건 박철현 2018.10.29 429
Board Pagination Prev 1 ... 127 128 129 130 131 132 133 134 135 136 ... 299 Next
/ 2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