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위고의 명작 '레미제라블'에는 두 사람의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한 사람은 선하게 살려고 애쓰는 장발장, 또 한 사람은 그를 끈질기게 따라다니며 평생을 괴롭히는 형사 자베르입니다.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난 뒤 장발장을 추종하던 청년대원들은 눈엣가시 같던 형사 자베르를 잡아와 총살시키려 하였습니다. 그러나 장발장은 그를 풀어줍니다. 충격을 받은 자베르는 장발장을 향해 외칩니다. "당신이야말로 나를 가장 죽이고 싶을 텐데 왜 나를 살려줍니까?" 그러자 장발장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이 세상에는 넓은 것이 많이 있소. 바다가 땅보다 더 넓고 하늘은 그보다 더 넓소. 그러나 하늘보다 더 넓은 것이 바로 용서라는 관대한 마음이오." 장발장의 말에 차갑고 냉혹한 자베르 형사의 얼굴에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립니다. 얼어붙은 골짜기는 봄바람만이 녹일 수 있습니다. 모질어진 가슴은 관대한 마음만이 녹여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