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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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21 21:21

가을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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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이슬 내리는 새벽이면

제법 서늘한 기운의 바람이

가을의 문턱에 성큼 다가오는 소리가

발자욱 소리 하나 없이 스르르 문을 열고 다가옵니다.

 

누가 오라 하지 않아도

환영하지 않아도

때가 되면 어김없이 풀벌레 향연 앞세워

이글거리는 태양의 목마름을 달래듯이

그렇게 고즈넉히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산에는 머루가 까맣게 타들어 가고

들녘에는 토실토실 영글어 가는 풋풋한 과실들,

생각만 하여도 마음이 풍요로워지고

어느 새 입 안에는 마른 침이 가득 고입니다.

 

푸른 창공에는 구름 한 조각 곱게 흘러가고,

그 사이로 고추 잠자리 떼지어 군무를 하며

마치 가을빛을 맞이하는

대향연이라도 하려는 듯

두 팔 벌리며 내 마음은 가을빛을 향해 달려갑니다.

 

남들은 가을이 오는소리가 싫다지만

나는 가을이 오는 소리가 정겹게만 느껴집니다.

 

지나온 삶의 뒤뜰을 돌아보게 하고

인생의 석양을 어떻게 물들일지를

잠시나마 가슴에 담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덧없는 인생의 실체가 무엇인지,

아름다운 인생이 무엇인지를

한 번 쯤 되짚어 볼 수 있게 하는

낙엽의 계절이 좋습니다.

 

빠알갛게 물들이는 잎새가 아름답고

마음을 풍요롭게 물들이는 밤하늘의 별빛이

낭만으로 흐르는 가을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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