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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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1 19:55

눈썹 없는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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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자가 있었다.

어느모로 보나 남부러울 데 없을 것 같은 이 여자는 큰 콤플렉스가 있었는데

그건 눈썹이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항상 짙은 화장으로 눈썹을 그리고 다녔지만 마음은 편치 않았다.

그러던 그 여자에게 사랑하는 남자가 생겼다.

남자는 늘 여자에게 다정하고 따스하게 대해 주었고 둘은 결혼을 했다.

그러나 여자는 그 눈썹 때문에 항상 불안한 상태에서

일년이 지나고 이년이 지나면서도 여자는 자기만의 비밀을 지켜갔다.

행여 남편에게 들켜

남편이 자신을 싫어하거나 따뜻한 눈길이 사라지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 속에서.

그렇게 삼 년이란 세월이 무사히 지나갔다.

 

그런데 이 부부에게 예상치 않던 불행이 닥쳐왔다.

상승일로를 달리던 남편의 사업이 일순간 망하게 된 것이다.

둘은 길거리고 내몰리고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했다.

제일 먼저 시작한 것이 연탄배달이었다.

남편은 앞에서 끌고 부인은 뒤에서 밀며 열심히 연탄을 배달했다.

 

그런데 어느 날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던 오후,

언덕에서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리어카의 연탄재가 날라 와 부인의 얼굴은 온통 검뎅 투성이가 되었다.

눈물이 나고 답답했지만 부인은 닦아낼 수 없었다.

혹시나 자기의 비밀이 들켜버릴까봐.

그 때 남편이 걸음을 멈추고 아내에게 다가와서,

수건을 꺼내 아내의 얼굴을 닦아주었다.

남편은 아내의 눈썹 부분만은 건드리지 않고 얼굴의 다른 부분을 모두 닦아주었다.

그렇게 눈물까지 다 닦아준 후

다정하게 웃으며 남편은 다시 수레를 끌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