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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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11 11:14

죽음에 대한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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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일생의 요약입니다.

누군가가 밤하늘을 쳐다보았습니다.
그시간, 문득 별하나가 떨어집니다.
그는 중얼거렸습니다.
‘어떤 이가 이 세상을 떠나갔구나’
세상 어느 한구석에서 그 자신만이
밝힐 수 있었던 빛은 이제 꺼지고
남은 것은 무엇입니까?

꽃잎과 나뭇잎들은 말라 떨어지는 계절
바삭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사람들은 그 풍성했던 나무의
뜨거운 한 여름을 기억하고 있을까요?

바람은 줄기에 붙여있을 힘이 없는 잎들을
사방으로 흩어버리고
이제 흔적조차 없습니다.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 아름다웠던 빛깔도
그 부드러웠던 잎새들도

죽음은
그가 최초로 보았던 흰눈의 아름다움을
사랑하는이의 눈동자안에서
사랑을 확인했던 가슴떨림도
첫싸움의 기억도
거두어 가버립니다.
죽음앞에서는
아름다운 것도, 추한 것도
모두 입을 다뭅니다.
그에게 말은 필요없습니다.
인생을 담은 상자는 뚜껑이 봉인되었으니
이제 그 상자에서 무언가를
향기로운 것이든, 망가진 것이든
꺼내실 분은 삶의 주인 한 분 뿐이십니다.

죽음은 충실합니다.
그는 자신의 소임을 다하고
한 인간의 마지막 시간에
힘주어 그의 봉인을 찍습니다.

누구나 죽기를 두러워합니다.
왜?
사랑하는 이들과의 이별
미지의 세계에 대한 불안
죽음에 이르는 고통
그러나 그리스도의 사랑은
죽을줄 아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죽을줄 아는 사람은
그것이 곧 삶의 길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죽음은, 이따금 우리를 방문하러 옵니다.
어떤이에게는 빨리,
혹은 더 늦게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생의 마지막 순간을 기다릴 줄 알고 있습니까?
그것이 까마득한 먼 훗날의 일로만 여겨지나요?

감미로운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죽음은 도둑과 같아서
그것에 대해 별로 생각하지 않을 때 옵니다.

죽음은 문입니다.
죽음은 문을 여는 것입니다.
죽음은 문을 여는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죽음이 문을 닫는 사건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문 저편에 있는 더 큰 빛안에 잠기어 있기를
그대는 희망합니까?

죽음은 이 세상과의 영원한 결별,
문을 잠그는 것이 아닙니다.
문은 열어야 밖으로 나갑니다.
영원함과의 첫 만남을 위해
문을 여는 것입니다.
문은 열어야 안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죽음은 문을 여는 것입니다.
나는 열쇠를 가지고 있습니다.
나는 열 수도 잠글 수도 있습니다.
나의 죽음이 빠스카가 되기 위해서
열쇠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요.

건너갑시다.
내가 머무르지 않고 건너가야 하는 것
걸어야만 마지막 도착지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죽음은 선택입니다.
어떤 죽음을 선택할지는
자신의 시간안에서 결정됩니다.
내가 선택하는 삶의 모습으로 말입니다.
수없이 흘러가는 시간들
내 손가락 사이로 흘러버리는 시간안에서
이미 나는
내 죽음의 모습을 서서히 만들고 있습니다.
선택은 나만이 할 수 있습니다.

죽음은 누가 대신 골라주는
넥타이나 손수건 일 수는 없습니다.
누가 도와줄 수도 없습니다.
그를 대면할 때는 철저한 고독안에서
혼자서 그를 만나야 합니다.

죽음은 일생의 동반자입니다.
그는 나의 적이 아니라 친구입니다.
살아있는 순간에도
나 자신의 죽어야 할 때를
그는 가르쳐 줍니다.

죽어야만 부활하고
부활로 이어져야 하는 죽음이 참된 죽음임을
그렇게 죽는 범을 이 순간도 익혀야 합니다.
죽음은 일생의 요약입니다.
한 인간의 일생을 통하여 체험한 자신의 죽음들은

그 마지막 부르심에 대한 대담입니다.
죽음이 누구를 생각하고 있는가?
그는 고요하고 깊숙한 눈길로
창조계획에 누가 적당한지를 숙고합니다.

죽음은 창조를 위한 필요 조건입니다.
씨앗이 묻혀야만 푸른 잎을 내 듯이 말입니다.

모든 이는 죽지만
모든 이가 생명을 받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죽음을 통해
새 생명을 받습니다.

언젠가는 나의 이름을 부르실 순간을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습니까?
새로운 탄생을 위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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