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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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13 19:07

부활 다음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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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는 부활대축일 다음날도 대축일에 준하는 날입니다.

그래서 연휴이기도 하지요.

한국에서는 부활대축일 다음날이면

본당마다 대부분 몇몇 사람들과 함께 엠마우스를 떠납니다.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들처럼 길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성주간과 부활까지 수고하셨던 분들과 함께 하는

소풍의 성격이 좀 더 강하긴 하지만

어느 쪽이든 부활을 좀 더 가까이에서 체험하고자 하는

방법적인 부분에서 차이가 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는 본당신부로 있었던 적이 통영 북신성당 한 번뿐이라서

엠마우스에 관한 기억이 크게 남아 있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그것마저도 허락되지 않겠네요.

생각해보면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사람들은

예수님을 꼭 만나야겠다는 의지가 있었다기보다는

우연한 기회를 통해서 예수님을 만납니다.

처음으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여인들은

단지 예수님의 시신에 좀 더 정성을 들이고자 찾아갔을 뿐인데

거기서 예수님을 만납니다.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는 예수님의 죽음에 희망을 잃고 되돌아가는 중이었고,

골방에 모여 두려움에 떨고 있는 제자들에게는

예수님께서 직접 찾아가십니다.

어느 누구도 예수님을 만날 것이라 생각지 못하던 바로 그때

그분들은 예수님을 만납니다.

그러니 의식적으로 엠마우스 같은 걸

굳이 만들 필요는 없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만나고자 하시면

누구라도 찾아가서 만나실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어쩌면 기다림이야말로

예수님을 만날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확실히 연휴이긴 한 모양입니다.

길거리에는 어제보다도 더 적은 사람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아무래도 집에서 편히 쉬고 있는 분들이 대부분인 모양입니다.

한국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확진을 받는 사람들이

이제는 두 자리 숫자를 유지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여기 유럽에서도 정점은 지난 듯하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물론 여전히 끝난 건 아니지만

그나마 이런 소식이라도 들을 수 있어서 반갑습니다.

여전히 불편하고 힘든 시간이긴 하지만 희망 역시도 공존하기 때문에

우리는 힘을 얻을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부활 팔일 축제, 더 없이 충만한 기쁨 안에 지내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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