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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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9회 자선 주일 담화

                                  “사랑을 향해 가는 발걸음을 멈추지 마십시오”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1. 오늘은 모든 신자가 가난한 이웃을 향한 하느님의 조건 없는 사랑과 자비의 실천을 통해 구세주 예수님을 합당하게 맞이할 채비를 차리게 하기 위해 제정한 자선 주일입니다. 스물아홉 번째 자선 주일을 맞이하는 오늘 하느님께서는 우리 모두를 참다운 자선으로 초대하고 계십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초대에 기쁜 마음으로 기꺼이 응답해야 할 것입니다.

2. 지금 우리 사회는 경제 성장을 통해 엄청난 부를 누리게 되었지만 가난한 사람과 부유한 사람들 사이의 양극화 현상은 더욱 확대되고 있고, 미국에 이은 유럽의 경제 악화로 우리나라의 경제 현실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고통 받는 이들은 바로 가난한 이웃들입니다.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끼니를 걱정하고 한 몸 누울 곳을 걱정하며 눈물과 한숨으로 살아가는 이웃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치권은 물론 각계각층에서 ‘보편적 복지’를 중심으로 복지 논쟁이 한창입니다. 이제 복지는 더 이상 정책을 책임진 이들이 선의로 베푸는 시혜가 아니라 모든 이가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로 인식되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논의들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교회는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보편적 복지와 관련하여 무엇을 어떻게 나누고 실천해야 하는지 성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3. 국가가 보편적 복지를 실천한다 하더라도 가난한 이웃을 위한 교회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요한 23세 교황께서는 “교회는 무엇보다도 가난한 이들을 위한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가톨릭교회는 그리스도의 모범과 가르침을 따라 초 세기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사회의 약자들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하여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습니다. 전통적으로 모든 신자가 자선을 실천하도록 끊임없이 독려해 왔으며, 시대와 장소, 상황에 따라 다양한 자선 사업을 전개해 왔습니다. 가난한 이들에 대한 종교적 자선 행위는 오래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신앙 행위이며, 교회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행위이기도 했습니다.
가톨릭교회가 보여 주는 사회의 약자들을 향한 자선은 단순히 선행을 권고하는 차원을 넘어 가톨릭교회가 지닌 사회적 책임을 표명하고, 개인과 사회가 지향해야 할 이상적인 공동체상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세상에 제시하는 역할을 해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우리 교회는 가난한 이들을 우선적으로 선택하고 사회적 약자의 존재 자체가 우리 사회의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불평등의 결과임을 인식하고 이러한 불평등이 인간의 존엄성을 해칠 수 있음을 선포하는 행위를 지속적으로 해야 할 것입니다.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4. 자선은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는 그리스도인의 생활 방식이며 그리스도인의 본분입니다. 참사랑 안에서 행하는 자선은 자신의 삶과 신앙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합니다. 세상을 맑고 향기롭게 합니다. 또한 자선은 속죄의 길(토빗 12,9; 루카 3,7-11 참조)이며, 하느님의 축복을 받는 길(신명 15,7-11; 잠언 22,9; 루카 14,12-14 참조)이고, 영원한 생명을 위한 길(마태 19,16-21; 25,34-40; 로마 2,7; 갈라 6,7-10 참조)입니다. 이렇게 자선은 바로 자기 자신을 위한 행위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자선 행위를 옥새처럼 귀하게 여기시고 당신의 눈동자처럼 아끼십니다(집회 17,22 참조).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지금 여기서’ 적극적으로 자선을 실천해야 합니다. 값싼 동정이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으로 참다운 자선을 실천해야 합니다. 가난한 이들의 자유와 품위를 존중하면서 겸손하게 실천해야 합니다(마태 6,3-4 참조).
오늘의 현실은 따뜻한 가슴을 지닌 착한 사마리아인(루카 10,29-37 참조)을 많이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착한 사마리아인처럼 예수님의 눈으로 가난한 이들을 바라보고, 예수님의 마음으로 그들의 고통에 공감하며, 마치 주님이신 그리스도를 대하듯이 사랑의 발걸음으로 다가가 아낌없이 가진 바를 나눕시다. 사랑을 향해 가는 발걸음을 멈추지 맙시다. 그리하여 눈물과 한숨으로 살아가는 가난한 이들의 진정한 이웃이 되어 줍시다(루카 10,36-37 참조).
대림 시기는 우리 가운데 힘없고 가난한 이의 모습으로 오시는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은혜로운 때입니다. 구세주 예수님을 맞이하는 중요한 방법 가운데 하나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참다운 자선임을 깨닫고 그 준비를 잘할 수 있도록 다짐해야 하겠습니다.
“하느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에게 내리기를 빕니다”(1코린 1,3).

                                                                            2012년 12월 16일, 자선 주일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김 운 회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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