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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7 21:10

[성경의 세계] 합환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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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세계] 합환채
 
 
르우벤이 들에서 합환채를 발견하고 어머니 레아에게 갖다 드렸다. 라헬이 레아에게 “언니 아들이 가져온 합환채를 좀 나눠줘요.” 레아가 답했다. “남편 가로챈 것도 모자라 아들의 합환채까지 가로채려느냐” 그러자 라헬이 말했다. “좋아요. 언니 아들이 가져온 합환채를 주면 오늘 밤에는 그이가 언니와 함께 자게 해 주지요.”(창세 30,14-15)
이렇게 해서 레아는 야곱과 잠자리에 들었고 여섯 번째 아들 이사카르를 임신하게 된다. 고대 사회에서 합환채는 공공연하게 정력제와 임신촉진제로 사용되었다. 연인의 소리를 담은 아가서에도 등장한다. “합환채는 향기를 내뿜고 문간에는 맛깔스러운 과일들이 있어요. 나의 연인이여 내가 당신을 위해 간직해온 것이랍니다.”(아가 7,13)
히브리인들은 이 풀을 두다임(dudaim)이라 했다. 사랑의 식물이란 뜻이라고 한다. 희랍어로는 맨드라고라(mandragora)다. man(사람)과 dragon(용)의 합성어다. 뿌리가 사람의 하반신을 닮았기에 man(사람)이라 했고 약효에 마술적 위력이 있다고 믿었기에 드래곤(용)을 짝지어 붙였다고 한다. 영어 성경은 사랑의 사과(Love Apple)로 번역했다.
우리나라도 사람의 다리를 닮은 인삼을 특별하게 보았다. 따라서 합환채 뿌리도 예사롭게 보지 않았기에 이런 이름을 붙였을 것이다. 합환(合歡)은 기쁨을 같이한다는 뜻이다. 특별히 남녀가 함께 자며 즐기는 것을 합환이라 했다. 합환채는 합환의 채소라는 의미다. 공동번역에서는 자귀나무라 했는데 잘못 선택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합환채는 나무가 아니고 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귀나무는 지중해 연안에는 없는 식물이라고 한다.
합환채는 가지과에 속하는 다년생 풀이다. 팔레스티나 지역과 지중해 연안에 자생하며 3월부터 꽃을 피우고 5월에는 가지를 닮은 오렌지색 열매를 맺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대 사회 때부터 임신을 돕는 효능이 있다고 믿었고 통증 완화제로 사용되었다. 한편 아랍인들은 사탄의 풀이라 부르기도 한다. 합환채를 먹고 흥분이 지나쳐 미치는 것을 악마의 소행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합환채와 같이 마취성분이 있는 식물을 맨드레이크(mandrake)라고도 한다. 일반적으로 뿌리를 술에 넣어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사용하곤 했다. 사형수들에게 고통스러운 순간을 잊게 하려고 이 술을 주기도 했다. 십자가 상 예수님께 드렸던 음료도 이 술이었다고 한다.

[2013년 6월 30일 연중 제13주일(교황주일) 가톨릭마산 14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미국 덴버 한인성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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