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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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답변 바랍니다
사랑하는 신부님. 신부님의 저서 특히 <예수는 정말부활했을까> 를 읽고 많이 생각해봤고
신부님의 말씀이 다 옳다고 느껴집니다.
그런데 단 한가지 궁금한것은요, 인간이 부활의 삶을 살다가 죽든, 그냥그런데로 살다가 죽
든 마지막 순간에 육체와 영은 따로 존재 할까요? 아님 같이 동반되어 사라질까요? 따로
떨어진다면 그 영혼은 어디에 가 있을까요? 자기자신을 죽이고 부활의 삶을 살다가(현존하
는 천국에살다가) 갑자기 불의의 사고로 죽을때 그 영은 어디로 가나요? 그리고 연옥이란
어떤 곳인지 어느 구절에도 여기에 대한 해답이 없어 너무 고민스럽습니다. 바쁘시더라도
꼭 답변바랍니다. 제가 살고 죽는 문제니까요.... 감사합니다.
(미카엘 이 정웅)

정웅씨,
답이 늦어 미안해요. 그 동안 이리저리 다니느라고 하는 일없이 조금 바빴어요. 우선 내게
이런 고민을 가지고 질문을 던져 주어 감사해요. 내가 생각하기에 이 질문은 정웅씨의 것만
이 아니라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의 고민거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정웅씨의 질문에 답하
기전에 먼저 제가 질문을 던져보고 싶군요. 한번 묵상해보시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어렸을
때 한번 받아들인 우리의 가르침을 너무 반성이나 묵상 없이 머리에 입력시켰기 때문에, 성
인이 되어서도 신앙에서만은 여전히 유아적일 때가 많지요.

사람이 죽으면 육신과 영혼이 헤어져서 육신은 땅에 묻히고 영혼은 천당이나 지옥에 간다고
하는데 어디에 근거해서 그렇게 생각하세요? 그게 정말 그리스도교의 전통적인 가르침일까
요? 그러면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었다가 부활하셨을 때 그분의 육신은 땅에 묻히고 영
혼만 부활하여 성부 오른편에 오르신 것일까요? 지금 지구상에는 60억 이상의 인구가 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지구를 살다가 죽은 사람들은 이보다 훨씬 많겠지요. 앞으로 지구를 거
쳐갈 인구도 기하학적으로 불어나 곧 수백 억에 달하겠지요. 정웅씨는 이 모든 인간들이 죽
은 후 그 영들이 지구를 맴돌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교회가 정말 이런 식으로 가르쳤을까
요?
얼마 전 우리 나라의 한 신문을 보니 몇 백년 전 조선시대에 살았던 사람의 미라가 발견되
었다고 하더군요. 미라가 된 자기의 육신을 어디선가 내려다보고 있을 그 미라의 영이 있다
고 생각하십니까? 또는 의대에 실험실에 있는 해골의 영이 자기의 몸을 가지고 실험하고
있는 장면을 함께 들여다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묻고 싶은 것은 어디에 근거하여 사람이 죽으면 영혼과 육신이 헤어진다고 주장하고, 또 어
디에 근거하여 육신을 떠난 영이 구원을 바라고 있다고 믿는가 하는 것이예요. 그게 그리스
도교의 가르침이라는 주장은 어디에 근거한 것일까요? 예수님의 부활 뒤에 감추어진 진리가  
정말 그 정도일까요?

부활하신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나타나셨을 때, 떠도는 당신의 영이 나타나신 것이 아니지요.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따르면 육신을 떠나 떠돌아다니는 영은 없습니다. 공동묘지에서 자기
의 육신을 지켜보면서 빙빙 돌아다니는 영은 없습니다. 해부실에서 자기의 해골을 가지고
연구하는 의대생을 기분 나쁘게 바라보는 영은 없습니다. 제자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체험
한 것은 떠돌아다니는 귀신을 체험한 것이 아니지요.

성서는 인간을 육과 영으로 갈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영과 육이 따로 있다가 서로 만나 인
간이 되고 죽으면 서로 헤어진 상태로 돌아간다는 사고를 성서는 모르고 있지요. 그런데 불
행히도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그리스도교의 전통적인 사고처럼 생각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
러니까  정웅씨의 질문이 나오게 되고요.
엄밀히 말해서 인간은 영과 육이 만나 이루어진 존재가 아니라 처음부터 영이며 육이지요.
그러니 이들이 만나기 전의 상태나 헤어진 후의 상태란 있을 수 없고, 그런 상태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는 것은 이미 인간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셈이지요.
인간의 삶이 이런 헛된 철학에 따라 좌지우지 될 수는 없지요.
그리스도교의 부활은 영의 부활이 아니라 육의 부활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지요. 하도 사람들
이 영과 육을 갈라놓고 영만의 부활을 이야기하니 이를 바로잡아주기 위해서지요. 결국 전
인간의 부활이 있을 뿐이지요. 그러기에 우리는 살아 있는 동안에, 인간인 동안에 부활을 체
험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부활은 죽은 시체가 아니라 우리 살아 있는 사람에게 던
지는 메시지지요. 우리가 부활한 인간으로 살라고 던지는 메시지요. 사실 우리는 살아있으면
서도 자기 중심과 이기심의 울에 갇혀 죽은 인생을 살 때가 많지요. 이런 죽은 인생은 십자
가에 못박아야 하지요. 죽어야 부활의 삶을 살 수 있는 것이지요
부활의 삶을 살기를 바랍니다.

이제민


  • ?
    허영란 2004.06.24 08:27
    계속되는 궂은비 탓은 분명히 아니고 세계속의 슬픔에 하루 종일 마음이 착찹했었는데.....
    방금 신부님의 영혼과 육신에 대한 설명!
    진정한 그리스도교의 부활의 의미를 알아 듣고 난 지금 속이 후련해집니다.
    살아 있어도 죽은 인생을 사는 그런 삶 보다는 살아 있으면서도 죽어서 부활의 삶을 체험하며 살아 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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