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을 살펴보면 그런 사람들이 꼭 있게 마련입니다.
마치 ‘로또’ 같은 사람, 나와 절대로 안 맞는 사람, 달라도 너무나 다른 사람,
백번 천번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되는 사람 등등.
재미있는 것은 그런 사람이 좀 멀리, 있으면 좋을 텐데,
너무나 가까이 있을 때도 있습니다.
이번 사순 시기, 다른 십자가도 잘 견디고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신비로운 십자가, 존재로서의 십자가를 슬기롭게 견디고 극복하고,
더 나아가서 영성 생활 진보를 위한 유익한 도구로 활용해보면 좋겠습니다.
왜 주님께서는 하필 이렇게 나와 맞지 않은 이분을 내게로 보내주셨는지,
진지하고도 근원적인 성찰을 해보면 좋겠습니다.
분명히 그 존재가 내게로 온 주님의 뜻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나와 철저하게도 다른 그를 통해 내 인생의 그릇을 넓혀보라는
주님의 초대가 아닐까요?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 못할 그를 통해 내 영적 시야를 확장시켜보라는
주님의 부르심이 아닐까요?
주님께서는 나의 넘침으로 그의 부족함을 채워주라고
인연을 맺어주신 것이 아닐까요?
십자가 앞에 설 때 마다 우리는 이 십자가를 보내시는 분은
바로 주님이시라는 진리를 기억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십자가 그 너머에 계시는 주님을 바라봐야겠습니다.
십자가를 보내시는 그 이면에는
항상 주님의 사랑이 자리 잡고 있음을 기억해야겠습니다.
주님께서는 십자가를 통해 우리 삶이 한 단계 더 성장하고
영적으로 쇄신되라는 신호를 보내고 계심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십자가가 다가올 때마다 십자가 그 자체에만 집착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십자가 그 이면에 담겨있는 주님의 의도,
주님의 우리를 향한 사랑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주님께서는 십자가를 치워버리려 이 세상에 오신 것이 아닙니다.
십자가를 설명하러 오신 것도 아닙니다.
다만 그분은 당신 사랑의 현존으로
우리와 함께 십자가를 나눠지려고 오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