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구까지는 아니어도 우리는 때때로 하늘의 표징을 원합니다.

그리고 하늘의 표징은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증표가 되며,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니

우리가 하는 일마다 잘 되고, 우리의 모든 병이 낫고,

우리가 승리하게 되는 일입니다.

사람들은 예수님께 이런 하늘의 표징을 요구하였는데

실상 예수님께서는 임마누엘 주님, 우리와 함께 계시는 주님이시니

이미 그 요구를 들어주신 셈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임마누엘 주님으로 우리와 함께 계시는 뜻과

함께 계시기를 원하는 우리의 뜻이 사뭇 다릅니다.

주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하늘나라를 맞이하기 위해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하느님 나라 영접을 위한 회개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온 것이 복음이 되어야 하는데

우리 중에는 그것을 재앙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오면 세상은 바뀌거나 사라져야 합니다.

그런데 대다수의 사람은 세상이 바뀌는 것을 바라지 않고,

사라지는 것은 더더욱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오히려 이 세상에서 잘 사는 것이 소원입니다.

부자청년의 예에서 잘 볼 수 있습니다.

영원한 생명을 달라고 하기에 모든 것을 버리고 당신을 따르라고

주님께서 말씀하시니 슬픈 얼굴로 돌아가지 않았습니까?

부자청년에게 하느님의 의미는 자기가 지금 누리는 것을 하나도 잃지 않고

그대로 천년만년 누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사람들의 표징 요구에 요나의 표징밖에 보여줄 것 없다고 하시는

주님 말씀의 뜻은 이 세상은 사라진다는 것, 이 세상은 망할 것임을

당신은 얘기할 수밖에 없으며

그러니 당신도 요나처럼 회개하라고 선포할 뿐이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만 그렇게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도 요나처럼 죽었다가 다시 살아남으로써

이 세상에선 죽고 하느님 안에서 다시 살아나는 모범을 보이시고,

당신의 죽음과 부활이 하느님 나라의 표징임을 말씀하시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