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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8 21:58

신앙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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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님께서 원죄 없이 잉태되셨다는 것은 복음서에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복음사가는 물론, 예수님도 심지어 성모님 자신도 알 수 없는 신비입니다.

이것이 믿을 교리로 우리에게 다가온 것은

순전히 초대교회 시절부터 신자들 사이에 내려온 신앙 감각의 발로입니다.

그리고 이를 존중하여 믿을 진리로 드높인 주역은

1854128일에 무류성 수위권이라는 고유한 권한을 발동한

비오 9세 교황님이었습니다.

신학자들도 반대했고, 고위 성직자 관료들도 망설였으며,

그 이전의 역대 교황님들까지도 주저했습니다.

피조물은 신이 아니므로 마귀의 지배에 노출되어 있어서

원죄에 물들 수밖에 없는데,

예수님의 어머니라고 해서 예외를 둘 수는 없다는 것이,

신학자들이 반대하고 역대 교황과 고위 성직자 관료들이

망설이고 주저했던 논리였습니다.

그런데 신자들의 신앙 감각을 이끄시는 성령께서는

이러한 신학적 논리보다 더 명쾌하고 단순한 이치로

이 무염시태의 신비를 믿어야 할 진리로 만드셨습니다.

이 신비가 성모님 한 분에게만 일어날 수 있는 예외적인 역사적 사건이라면,

굳이 믿을 교리로 반포할 것 없이 전례상 축일 중의 하나로 기억하면서

경축하기만 해도 될 일이었습니다.

성모님께서는 예수님을 동정의 몸으로 잉태하시고

다윗 가문에 속한 요셉의 아내로서 예수님을 다윗의 후손으로 낳아 기르실

어머니라는 고유한 소명을 받으셨기에,

하느님께서도 그에 걸맞는 준비를 하셨을 것이 틀림없다고

신자들은 믿어 왔습니다.

그래서 세상의 죄를 없애시기 위하여 오실 구세주를 낳으실

어머니가 되실 분도 원죄에 물들지 않고 깨끗하고 거룩하게 세상에 오시게

각별히 보호하셨으리라는 믿음이었습니다.

이것이 구세주의 어머니이시라는 품격에 맞는 준비를

하느님께서 하셨으리라는 신앙 감각이었습니다.

무려 천 8백 년 동안이나 한결같이, 시대와 나라를 초월하여 이어져 내려온

이 신앙 감각 속에 담긴 진리를 알아본 비오 9세 교황님은

가톨릭교회에서 할 수 있는 한 가장 권위있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회칙 <형언할 수 없는 하느님>(Ineffabilis Deus)이 반포된 이유입니다.

따라서 무염시태 교리는 인성을 취하신 하느님께서

인성을 신적인 품위로 드높이신 것이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아 원죄에서 벗어난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열린 가능성을 의미합니다.

예수님처럼 하느님을 닮을 수 있는 가능성입니다.

인간의 품위가 예수님처럼 존엄해 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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