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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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16 21:41

위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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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예수님께서는 위선자들을 몹시 싫어 하셨던 것 같습니다.

위선자들을 향한 예수님의 지적에는 얼마나 날이 서 있는지

듣고 있노라면 섬뜩할 정도입니다.

우리 안에도 위선자의 모습이 고스란히 들어있기에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남모르는 익명의 선행을 베풀기보다는

은근히 세상 사람들이 알아주기를 바라는 저의 모습에서

또 다른 위선자의 모습을 봅니다.

기본적인 기도 생활도 소홀히 하면서 신자들에게 기도를 강요하는 모습이

또 다른 위선자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청빈한 삶과 절제의 생활은 기본인데

그게 뭐 그리 대단한 것이라고 자화자찬하는 모습에서

또 다른 위선자의 모습을 확인합니다.

진실한 삶과 순수한 마음을 기쁜 제물로 즐겨 받으시는 주님께서

우리를 바라보실 때, 어떤 생각을 하실까 걱정이 됩니다.

별 것도 없으면서 있어 보이려고 갖은 애를 쓰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신

주님께서는 참으로 안타까워하실 것입니다.

자연스레 나이 들어가기보다는 어떻게든 젊어 보이려고 안간힘을 다하는

우리들의 모습에 주님의 심기는 불편하실 것입니다.

유식해보이려고, 잘난 체 한다고, 쓸 데 없는 곳에

너무나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그러다 보니 상습 피로에 시달리고, 삶 자체가 피곤한 것 같습니다.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강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나약하면 나약한 대로 과장하지 않고

겉꾸미지 않고 편안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누가 보던 보지 않던, 인간에게 잘 보이기보다는

하느님께 잘 보이기 위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겠습니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거짓 포장이 하나씩 하나씩 벗겨질 때마다

우리는 점점 예수님을 닮아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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