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 사이에서도 이야기꽃이 피었습니다.
십자가에서 죽은 예수님이 부활했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두 제자는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토론하고 고민하며 길을 갑니다.
믿음 없는 너와 나 사이에 피는 꽃은 모양만 화려합니다.
생명의 씨앗을 맺을 수 없는 슬픔을 간직한 꽃입니다.
하지만 두 제자의 이야기 속으로 주님께서 찾아오십니다.
눈이 열렸습니다.
마음이 뜨거워졌습니다.
엠마오로 내려가던 불신의 발길이 다시 예루살렘으로 향합니다.
믿음 있는 너와 나 사이에 피는 꽃은 하늘향기 날리는 꽃입니다.
기쁨의 꽃입니다.
너와 나 사이에서 예수님의 사랑 이야기꽃이 도란도란 피어납니다.
‘엠마오로 가는 길’은 이렇게 주님을 향해 가는 길입니다.
어쩌면 현재 살아가는 삶 자체가 ‘엠마오로 가는 길’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하느님을 나의 주님으로 모시면서
그리스도를 닮아가고자 하는 나의 모든 삶이 ‘엠마오로 가는 길’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삶도 그리 평탄하지만은 않습니다.
두 제자가 비탄에 빠져 ‘엠마오로 가는 길’을 걸어갔듯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도
여러 우여곡절이 점철된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때로는 힘들고 고달프기도 하고, 때로는 슬프고 비탄에 빠지기도 하고,
때로는 불안과 공포에 몸을 떨기도 하고,
때로는 허탈과 외로움에 갈피를 못 잡고 살아가기도 합니다.
이렇게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누군가가 동행이 되어준다면,
누군가가 나를 위해 아파하고 기도해주는 이가 있다면
이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 일일까요?
나도 그에게 누군가가 되어준다면
내가 받은 은혜에 보답하는 최선의 길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