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냐? 부패냐?

by 박철현 posted Mar 2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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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음식은 세계 최고라고 평가를 받습니다.

그 이유 중에 하나가 발효식품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유럽의 치즈와 더불어 김치와 된장, 간장, 고추장은

인간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발효식품으로 유명해졌습니다.

그런데 발효부패와는 다릅니다.

발효는 음식이 제 맛을 내기 위해 익는 시간이 필요하고

부패는 본래의 맛을 잃어가는 시간이 있습니다.

똑같이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지만

한쪽은 발효하여 건강이 좋은 음식이 되고,

다른 한쪽은 부패하여 건강을 해치는 나쁜 음식이 됩니다.

사람들 사이에서도 발효가 되어

이웃들에게 참으로 도움을 주는 사람이 있는 가 하면

반면에 부패가 되어 해가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부패는 아담과 같은 자기욕심에서 비롯됩니다.

그래서 죽음이라는 두려운 한계를 가져왔습니다.

이렇게 죽음이라는 부패의 결과를 이기도록 이끄는 것은

부활이라는 발효과정을 겪으신 예수님에 의해서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발효음식을 만드는 과정과 같은 시기를 지냅니다.

자신이 수난과 죽음이라는 섞는 발효의 시간을 거쳐서

부활이라는 아주 좋은 선물을 우리에게 주십니다.

이렇게 예수님의 발효에는 겸손한 순종이 있었기에 가능합니다.

당신 자신을 낮추시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필립 2,8)라는

바오로 사도의 그리스도에 대한 찬양은 이를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이러한 순종으로 인한 십자가 희생으로

적어도 세 가지가 그 근본적인 의미가 바뀌었습니다.

첫째로는 죄인의 사형도구인 십자가가 희망과 부활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둘째로는 해골산이라는 하는 골고타 언덕이

죽음의 장소에서 영원한 생명을 불러일으키는 장소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순례를 하면서

그곳에서의 지극한 사랑의 표현에 감격하고 감동하며 고마움을 느낍니다.

셋째로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떨고 있던 죄인인 우리들을

영원한 생명의 상속자인 하느님의 백성으로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하느님과 같아지려고 욕심을 내어 하느님과의 약속을 어긴

아담과 하와의 죄는 우리들에게도 이어져서

같은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우리들을

예수님의 십자가의 순종으로 속죄하여 영원한 생명을 희망하게 하며

회개하여 아버지 하느님께 돌아가면

그 희망이 현실이 될 수 있음을 믿게 하였습니다.

단순한 부패냐? 아니면 발효냐? 선택의 기로에는

하느님 뜻에 향한 순종과

자기 마음대로 살고자 하느님과 했던 약속들의 파기에 관한 질문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위대하신 이유는

아버지 하느님의 뜻을 따르고자 선택한 후에는 뒤돌아보지 않고

수난과 고통의 길인 십자가의 길을 걸으셨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