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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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2 20:46

모으시는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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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혼자서 살 수 없기 때문에 모이지만,

막상 모여서는 이런 저런 이유로 갈라지고 흩어지는 일을 반복합니다.

어찌 보면 모였다 흩어지고, 흩어졌다 다시 모이는 과정의 반복이

바로 삶의 본질적인 모습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모였다 흩어질 때 서로에게 많은 상처를 남길 수 있기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기왕 모였다면, 흩어져야 할 이유보다는

애초에 모였을 때의 첫마음을 떠올리며 모임을 새롭게 일구어 가는

지혜로운 모습을 지녔으면 좋겠습니다.

예수님께로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연스럽게 모인 것입니다.

사람들이 이렇게 모여 치유를 받고 새로운 삶을 시작합니다.

예수님과 함께 하는 모임이 지닌 신비한 힘이 느껴집니다.

그러나 이 모임도 배고픔이라는 인간적인 한계 앞에서는

무기력하게 느껴집니다.

적어도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들의 입장에서는 말입니다.

모두가 굶주릴 수는 없으니

최선의 방법은 각자 굶주린 배를 채우도록 흩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흩어져야 하는 절박한 상황보다 모여서 함께 하는 삶의 가치를

더 중요하게 보셨습니다.

이제 다른 방법을 택합니다.

가진 것을 서로 나누는 방법입니다.

어쩌면 거기에 함께 했던 사람들은 함께 하는 삶의 의미를

온 몸으로 체험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오십니다.

흩어진 사람들을 당신의 품 안에 하나로 모아들이기 위해 오십니다.

예수님과 함께 모여, 예수님 안에, 예수님을 중심으로 모여 있는 이들이

교회입니다.

그러기에 교회는 갈라진 세상에 하나 됨의 기쁨을 전하는 주님의 도구입니다.

그러나 과연 주님의 도구로서 제대로 사명을 수행하고 있는지 묻게 됩니다.

겉모습은 온전할지라도

속으로는 서로 갈라지고 흩어져 싸우고 있지는 않는지 반성하게 됩니다.

갈라진 세상에 모범으로 다가가기는커녕

오히려 주님의 이름으로 모인 교회 안에 세상의 온갖 부조리를

담고 있지는 않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무늬만 교회, 이름만 교회가 아니라

진정한 의미에서의 주님의 교회로 거듭나도록,

작은 교회로서 내가 먼저 다른 이들과 갈라서려는 마음을 씻어내고,

인간적으로 흩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를 찾기보다는

당신 안에 모으시는 하느님의 부르심에 귀를 기울이고 기쁘게 응답하는

대림시기가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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