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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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06 20:35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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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삶은 바이러스에도 불구하고 계속 이어집니다.

함부르크 내에도 자가 격리 대상자들이 점점 더 늘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상의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온통 바이러스 뉴스로 도배되다시피 한 세상에서

어느 확진자는 자신의 동선을 정확하게 기록하고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함으로써 더 이상 바이러스가 번지지 않도록

노력한 사실이 드러나서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는 일은 굳이 바이러스 확진자가 아니더라도

시도해 볼 만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렸을 때는 일기쓰기를 참 싫어했습니다.

별로 쓸 내용도 없는데

매일매일 꼬박 써야 한다는 부담감 탓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때 습관을 잘 들였더라면 혹시 작가가 되었을 수도 있었을까요?

한때 국어국문학과가 굉장한 매력으로 다가온 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대학은 국어국문학과를 가고,

그 이후에 신학교에 들어갈까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글을 쓰는 재주는 별로 없었는데 괜시리 좋아 보였던 모양입니다.

그 이후에는 글을 쓴다는 생각을 한 적이 거의 없었는데

글이란 너무 예쁘게만 쓰려고 하지 말고

자신의 마음과 일상을 솔직하게 쓰면 된다는 이오덕 선생님의 말씀 때문에

가끔씩은 일상을 적었던 적도 있습니다.

지금은 그런 기록들은 남아 있지 않습니다.

남아 있는 거라곤

예전에 다음에서 미카엘 천사의 집이라는 카페활동을 할 때 써 두었던

몇몇의 글이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그 카페 활동도 비공개로 전환하고

이제는 아무도 찾지 않는 곳이 되고 말았습니다.

한국에서도 여유는 많았지만 그럴 마음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일상을 조금이라도 되새겨보는 그런 일은 사치가 되고 말았습니다.

함부르크에 와서도 그럴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다가

어느 순간 홈페이지는 있는데 조금은 허전하다는 느낌이 들어

글을 쓰게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런대로 유지해오고 있습니다.

어느 날은 글을 읽어도 그 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알 수 없기도 하지만

어느 날은 글만 보고도 그 날의 기억이 문득 떠오르기도 합니다.

사람의 기억이란 유통기한이 있습니다.

어떤 기억은 오래도록 남아 삶에 영향을 주곤 하지만

대부분의 기억은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고 나면 잊어버립니다.

그래서 망각 역시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오늘처럼 바깥에 나가지도 않고, 집안에서 지내게 되면

솔직히 뭔가를 쓸 수 있는 거리가 없기도 합니다.

그래도 일상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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