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로그인

2020.01.08 23:35

저녁식사 초대

조회 수 3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함부르크 대교구 보좌주교님께서 저녁식사에 초대해 주셨습니다.

저와 포르투갈 공동체 신부, 그리고 크로아티아 공동체 신부를 초대했는데

크로아티아 공동체 신부님은 참석이 불가능해져서

저와 라이스 신부님, 그리고 보좌주교님 3명이서

근처의 포르투갈 식당에 가서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업무시간이면 저의 윗층인 3층에서 보좌주교님은 근무하시기 때문에

이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밤이 되면 건물에서 살고 있는 사람은 저뿐이지만

낮에는 각 층마다 사무실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의 소리를 제법 들을 수 있습니다.

저녁식사 시간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주로 보좌주교님께서 이런저런 질문을 하고

저희들이 대답을 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한쪽에만 관심이 쏠리지 않도록

적절하게 대화의 주제를 분배하시는 모습에서

확실히 주교님이 되시는 분들은 인품이 남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주교님이 되고 싶어 하는 신부님들도 계시겠지만

저는 주교님이 될 만한 인품도 되지 않을뿐더러 되고 싶지도 않습니다.

교구주교님이든 보좌주교님이든 그분들이 감당해야 할 십자가는

보통의 신부들보다 훨씬 무거운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의 능력으로는 그런 무게를 감당할 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여기 함부르크 대교구의 교구주교님과 보좌주교님의 조합이

굉장히 어울리는 조합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조금은 젊은 축에 속하지만 생동감이 넘치는 교구주교님과

교구주교님보다는 나이가 많지만

사람들을 편하게 맞아줄 수 있는 온화한 보좌주교님,

그야말로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함부르크 대교구가 참 복이 많은 교구라고 생각합니다.

교구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 할 일이 많은 교구에

딱 적당한 두 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게다가 보좌주교님은 옛 동독 출신이어서 그런지

직접적인 박해는 없었겠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고난도 겪었던 것 같습니다.

고난을 겪고 고통을 체험한 분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여유와 친밀함이 느껴집니다.

라이스 신부와 제가 독일어를 유창하게 하는 실력이 아니어서

대화를 이어나가는 일이 조금 어색할 수도 있었는데

보좌주교님에게서는 그런 점을 전혀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기다려주고, 어떤 말을 하고 싶어 하는지 체크까지 해주셔서

마음 편한 식사자리가 되었습니다.

이런 기회를 좀 더 자주 가지면 좋을 텐데

저는 아직까지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조금 있으면 함부르크로 온지도 4년 차에 들어갑니다.

조금만 더 관심이 있었다면 보좌주교님과 대화를 나눌 만한 시간이

더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한 걸 보면

저는 확실히 웃어른들을 생각하는 마음은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은 윗층에 인사하러 가는 걸 고려해봐야겠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회원 가입 때 문제가 생기면 박철현 2021.09.13 175
공지 긴급 공지 1 박철현 2020.05.09 321
공지 로그인 하셔야만 보실 수 있는 게시판이 있습니다 5 박철현 2018.09.09 419
2530 부자 박철현 2020.01.20 51
2529 첫 사목월례회 박철현 2020.01.19 44
2528 세례식 박철현 2020.01.19 23
2527 하루의 단상 박철현 2020.01.17 41
2526 달력 배달 박철현 2020.01.17 27
2525 세례 전 면담 박철현 2020.01.16 44
2524 겨울 같지 않은 겨울 박철현 2020.01.14 33
2523 정리 박철현 2020.01.14 42
2522 실수 박철현 2020.01.12 43
2521 예의를 모르는 사람들 박철현 2020.01.12 46
2520 특별한 느낌 없이 박철현 2020.01.10 39
2519 달력 박철현 2020.01.10 28
Board Pagination Prev 1 ... 82 83 84 85 86 87 88 89 90 91 ... 297 Next
/ 2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