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시간

by 박철현 posted Dec 13,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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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늦게 잠이 들었습니다.

아침에 문득 일어났더니 10시 30분이 넘어 있었습니다.

정말 늘어지게 잠을 잔 모양입니다.

요즘에는 기상시간이 굉장히 느린 편입니다.

물론 밤에 늦게 자는 습관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기는 하지만

정말 겨울잠을 자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아침이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시간에 일어납니다.

새벽부터 일어나 일을 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저는 거기에 비한다면 너무 편하게 살고 있는 것이어서

조금 미안한 마음도 들지만

그래도 아침에는 별 다른 일이 없으니

기상시간이 조금 느려져도 크게 영향은 없습니다.

물론 교구청에 있었을 때는 매일 아침 7시에 미사가 있었으니

거기에 적응하느라 고정적으로 6시나 6시 30분 쯤 일어나야 했습니다.

그때는 아침에 일어나서 미사에 참여해야 하는 게

늘 뇌리에 남아 있었기 때문에

신부님들과 술 한 잔 하러 갈 때에도

늦은 시간까지 어울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럴 일이 없어서 좋지만 너무 늘어지는 것도 좋은 일은 아닙니다.

대림시기인데도 불구하고

삶이 자꾸만 느슨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좀 더 열정적으로 기대감으로 충만한 대림시기를 보낼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모습을 보면서

너무 편하게만 지내는 삶의 폐해를 보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보내버린 시간은 붙잡아 올 수 없습니다.

앞으로 다가올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가가 훨씬 더 소중합니다.

그렇지만 앞으로 다가올 시간은

분명 보내버린 그 시간을 통해 깨달은 바가 있어야만

의미 있고 가치 있게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너무 느슨한 삶은 지양해야 합니다.

활시위에 팽팽하게 걸쳐 있는 화살이 될 필요는 없겠지만

나름 개선된 모습은 분명 필요합니다.

아직은 그런 점에서 배워나가야 할 부분들이 참 많습니다.

공부는 학생 때만 하는 게 아니라 평생 걸리는 과제입니다.

그런데 많은 경우에 학생 때만 공부를 하고

그 뒤에는 공부와는 완전히 담을 쌓고 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인생 공부’라는 말이 있듯이

삶 속에는 여전히 배워야 할 것들이 넘칩니다.

그걸 소홀히 하면 대화를 할 때도 자꾸만 예전 이야기만 꺼내는

꼰대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아침에 좀 더 일찍 일어나는 것도 겨울인 지금 필요한 부분입니다.

그런데도 겨울잠에 빠져 지낸다면 결국 흘러 보내는 삶이 될 뿐,

주체적으로 이끄는 삶은 되지 못할 것입니다.

조금 일찍 잠자리에 들고 조금 일찍 일어나는 연습을

지금부터라도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