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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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07 21:52

재의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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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때도 이야기를 드렸지만

사순시기의 시작이

조금은 불편한 마음에서 출발했습니다.

 

오전 11시에 주교좌성당에서

이번 성 목요일과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에

독일공동체, 크로아티아공동체, 포르투칼공동체

그리고 저희 공동체가 함께 할

전례와 전례음악을 결정하기 위해

모인 자리였습니다.

 

그런데 제 마음이 불편해진 것은

이런 회의를

꼭 재의 수요일에 진행했어야 하는 점

때문입니다.

 

교회의 전례 안에

재의 수요일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다른 주일미사보다 우선합니다.

 

그 정도로 의미가 깊은 날이고,

특별히 사순시기에 들어가는 날이므로

조금은 진지하고 자중하며 보내야 될

필요가 있는 날입니다.

 

그런데 이런 날에 회의를 한다는 것 자체가

저를 불편하게 만든 것입니다.

 

물론 시간을 정하다 보니

이 날 밖에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신앙인이라면

이런 날은 피해갈 수 있는

배려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그런 배려를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저의 마음이 불편했던 것입니다.

 

그런 회의시간을 정한

주교좌성당 사목회장님을 향한

불편한 마음이었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주교좌성당 주임신부님을 향한

불편한 마음이 더 컸습니다.

 

사목회장님은 모르더라도

신부님은 적어도 모르지 않았을 텐데,

굳이 이날을 회의하는 날로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불만이었습니다.

 

물론 그런 불만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회의 때 그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었겠지만

그래도 여기서는 하소연을 해야겠습니다.

 

한국의 주교회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아무런 일정이 없더군요.

그래도 한국의 주교님들은

오늘의 중요함을 알고 계시는 듯하여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그런데 저희 마산교구 홈페이지에 들어갔더니

지구신부님 본당 사목방문 일정이

잡혀 있었습니다.

 

조금 실망이었습니다.

물론 이날 실제로 본당 사목방문을

가셨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재의 수요일에 본당을 방문하는 일은

회의를 하는 일만큼이나

피해야 하는 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좀 더 의미를 새기고

마음가짐을 가다듬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모습들을 보면서

개인적으로는

조금 불편하게 사순시기를 시작합니다.

 

그래도 그분들의 신앙이

약해서 그런 건 아니겠지요.

어쩌면 너무 속 좁게 생각하는 제 마음이

오히려 문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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