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저녁에는
서유미(레지나) 송별회가 있었습니다.
한국으로 귀국하는 것은 아니지만
직장을 프랑크푸르트로 옮기게 되어
저희 공동체를 떠나갑니다.
젊은 사람들이 좀 더 조건이 나은 곳으로
이직을 하는 경우는 흔히 있는 일입니다.
아무튼 거기 가서도
좋은 일들만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만남과 이별,
만남은 기쁘고 즐거운 일이지만
이별은 아무래도 슬프고 마음 아픈 일입니다.
그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겠지요.
그래도 만남의 시간들이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다면
이별도 그 추억의 하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사실 신부들은
이별연습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입니다.
보통 한 성당에
3년에서 5년 정도의 소임을 마치고 나면
곧바로 다른 곳으로 옮겨가야 하기 때문에
이별은 만나는 순간부터
예정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저도 함부르크로 온지 2년이 지났으니
아마도 함부르크에서의 삶 중
절반 정도는 이미 지나간 셈이지요.
이별을 자주 하다 보면
이별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약간의 부작용도 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이별하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분명 그 빈자리를
누군가 채워줄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속담처럼
아무래도 빈자리가
훨씬 더 커 보이는 것은
인지상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레지나 자매님이
청년회 회장을 하고 있던
2년의 시간을 함께 했습니다.
늘 좋은 일만 있었던 건 아닐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큰 의견의 차이 없이
저로서는 편하게 지냈던 것 같습니다.
청년들도 다들 의리가 있어서 그런지
송별회 모임에는 많은 청년들이 함께 했습니다.
그런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일은 슬픈 일이지만
이런 자리와 기회를 통해 아쉬움을 달래고,
서로를 기억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자체가
아름다운 것입니다.
레지나는
프랑크푸르트에서도 잘 적응하겠지요.
여기 함부르크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또 저희들의 몫을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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