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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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5 20:38

잘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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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 팔마스 한인성당에 잘 다녀왔습니다.
처음에는 지중해에 있는 섬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리기에 알고 봤더니
한참을 더 아래쪽으로 내려가
옆으로는 아프리카와 경계를 이루고 있는
대서양 망망대해의 한 섬이더군요.
 
5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고 갔으니
가볍게 생각하고 갔던 저는 굉장히 놀랐습니다.
 
아무튼
라스 팔마스 한인성당 신자분들의 환대를 받으며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다녀왔더니 사제관이 깨끗이 치워져 있었습니다.
남영우 신부님께서 가시고 난 뒤에
한 번은 청소를 해야지 하면서도
게으름 탓에 늘 미루는데 익숙했는데
사목회 임원들께서
아주 깔끔하게 정리를 해 주셨습니다.
 
그 노고와 수고에 먼저 감사드립니다.
그렇게 청소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을 텐데
공을 들인 흔적이 곳곳에 배여 있어
그저 고맙다는 이야기 밖에는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물론 굉장히 수고하셨지만
너무 깔끔하게 정리하신 까닭에
제가 평소에 사용하는 것을
쉽게 찾지 못하는 부분도 생겼다는 점입니다.
 
사목위원들께서 보실 때는
제 방이 돼지우리처럼 보였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평소에도 정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이것저것 마구 쌓아놓고
살아가는데 익숙해져 있는 까닭입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정리를 하면서
살아가시는 분들이 본다면
제 방은 그야말로 카오스 그 자체입니다.
 
하지만 그게 저의 습관입니다.
정리정돈을 잘 하면서
살아가시는 신부님들도 많이 계시지만
저는 부끄럽지만 그 범주 안에 들지 못합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잔뜩 늘어놓고 사는 일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그런데 너무 정리가 잘 되어 있어서
제가 필요한 것을 찾는데 조금 헤맸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있을 때
어머니가 저의 주방에 계실 때도
제 방에 대해서만큼은 그냥 먼지만 훔치는 정도에서
더 이상은 청소하지 않으셨습니다.
 
사실 남신부님께서 계시던 곳을
제가 없는 동안에 청소하신다고 하셔서
정말 고마웠지만 한 편으론 걱정도 되었습니다.
 
혹시라도 제 방까지도
제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바뀌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아닌 걱정도 들었던 까닭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최소한으로 정리를 하셨겠지만
저의 평소와는 너무 다른 제 방의 모습을 보고
조금 혼란스럽기도 했던 것입니다.
 
확실히 저는 혼자 사는 일에 익숙한 모양입니다.
조금 있으면 다시 어질러지겠지요.
사람의 습관이란 쉽게 바뀌지 않을 테니까요.
그래도 이것저것 늘어놓는 게
저에게는 오히려 더 편안함을 줍니다.
 
이런 일을 보면
사람은 정말 다 다르구나 하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됩니다.
 
이제 다시 함부르크로 되돌아 왔으니
또 신자 여러분들과 더불어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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