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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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06 20:50

녹슨 주전자

조회 수 24 추천 수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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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작은 마을 초등학교에 다니는 5학년인 여학생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선생님이 준비물에 대해서 말해 주었습니다.
"내일 올 때 작은 주전자를 하나씩 가지고 오세요."

집으로 온 딸은 엄마에게 주전자를 준비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엄마가 내놓은 주전자는 군데군데 녹이 슬어 있었습니다.
학교에 가져가면 친구들의 놀림거리가 될 게 뻔했습니다.
"이게 깡통이지 주전자야? 창피해서 못 가져가!"
"그래도 준비물 안 챙겨 가면 선생님께 혼나잖니? 그냥 가져가렴."
그러나 딸은 주전자를 내동댕이 쳐버렸습니다.

다음 날 아침, 엄마는 딸이 들고 가기 쉽게
보자기에 꽁꽁 싸맨 주전자를 건넸습니다.
딸은 못 이기는 척 주전자를 들고 학교에 갔습니다.
녹슨 주전자를 내놓기가 싫어서 가방에 다시 넣어버렸습니다.
선생님께는 깜빡하고 안 가져왔다고 해서 꾸중을 들었습니다.

학교를 마치고 주전자가 담겨있는 보자기를 그대로 들고 집으로 왔습니다.
주전자를 잘 사용했냐는 엄마의 물음에 딸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러자 엄마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녹이 많이 슬어 있기에 철 수세미로 박박 닦았지. 
어제 봤을 때보다 그렇게 흉하지는 않았지?"

그제야 어젯밤 잠결에 들었던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생각났습니다.
방으로 황급히 들어와 보자기 안에 있던 주전자를 꺼내 보았습니다.
어제 보았던 것이 아닌 반짝이는 주전자가 있었습니다.
엄마는 딸이 학교에서 창피를 당하지 않을까 싶어
철 수세미로 밤새도록 닦았던 것입니다.

  • ?
    이순자 2017.04.18 07:13
    오늘도 예수님께 가져가려 녹 슬고 망가진 주전자를 딱는 마음으로 저를 성찰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녹씃고 망가진 주전자만 봅니다 얼마나 딱고 고치려는 노력을 보지못하지요,
    녹쓴 주전자를 닦는 어머니의 마음을 보도록 형제를 자매를 선입감 없이 바라보야 한다고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