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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스크린에 옮겨진 독일 통일. 영화 속에서 통일, 동독, 동독인들은 어떻게 묘사 되었나


1998년 말, 가장 성공한 대표적인 독일계 터키인 감독 파틴 아킨의 <짧고 고통없는>을 통해, 오랜동안 많은 대중들이 볼 수는 없었지만 독일계 터키인의 영화가 발전했다는 사실은 간과할 수 없게 되었다. 이민 생활의 냉혹한 현실과 <짧고 고통없는>의 성공은 그 동안 독일 감독들에게도 자극이 되었다. 올해 뮌셴 영화제에서는 다민족적 배경을 가진 독일 작품을 세편이나- Karak Attack!(Lars Becker), Eine Hand voll Gras(Roland Suso), Lost Killer(그루지아 출신의 Dito Tsintsadeze)-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독일 영화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경향은 동독과 구동독에 대한 갑작스런 관심이다. 오랫동안 독일 상업 영화는 이 주제에 눈 감고 있었다가, 장벽 붕괴 이후 10년 만인 1999년 동독이나 통일 이후를 다룬 영화가 5편이나 등장했다. <Wege in die Nacht(Andreas Kleinert)>, 다큐멘터리 영화 <Heimspiel(Pepe Danquart)>, <Sonnenalle(Leander Hausssman)>, <Helden wie wir(Sebastian Peterson)>, <die Unberuehrbare(Oskar Roehler)>가 그것.

이 영화들은 지난 1년 반동안 독일 영화계의 주류를 이루었던 영화들이자 주요 상을 수상한 영화이기도 하다. <Wege in die Nacht>는 지난 해 칸느 영화제에서 개막작으로 상영되었고, <Die Unberuehrbare>는 2000년 독일 영화제에서 최고의 상업영화로 금상(Filmband in Gold)을 수상했다. 페페 단크바르트는 <Heimspiel>로 감독상을. 린더 하우스만의 <존넨알레>는 은상을 수상했다. <존넨알레>는 상업적으로도 놀랄만한 성공을 거두었다. 약 180만명이 관람해 1999년 독일 영화중 3위를 차지했다.

<우리 같은 영웅들>과 <존넨알레>는 비로소 동독의 시각에서 모락한 동독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영화들이다. 독일 역사를 다루는 것은 적어도 상업영화에서는 매우 드물었다. 영화의 기초가 된 책의 저자 토마스 브루식은 레안더 하우스만과 마찬가지로 동독에서 자랐다. 현실사회주의 일상에 대한 친숙함, 구동독의 보잘 것 없는 평범함을 두 영화에서 느낄 수 있다.

최고의 영화 <불촉천민>의 의미는 과소평가할 수 없다. 이 영화는 서독의 시각에서 동독의 붕괴라는 정신적 충격에 대해 이야기한다. 정치적 유토피아의 최종적 붕괴는 그다지 충격적이지 않았다. 말기에 서독에서 동독을 신봉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충격적이었던 것은 장벽을 붕괴시킨 민중도 결국 서독주민들보다 이상적이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이런 실망과 함께 콜의 시대, 전망 상실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누구보다도 좌익주의자들, 지식인들이 직면한 이러한 충격은 "통일"이라는 주제가 이렇게 오랫동안 제대로 영화에 등장하지 않은 한 이유였다.

콜의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몇몇 장애물들이 제거되었고, 장벽 붕괴 10주년을 맞아 이 주제가 다시 주의를 끌게 되었다. 동독이라는 소재와 배경에 대한 감독들의 관심은 어쨋든 계속될 듯 보인다. 폴커 쉴렌도르프도 그의 새 영화 <저격 뒤의 침묵>에서 동독에 대해 이야기 한다. 구동독 지역에서는 안드레아스 브레센의 <경찰관>과 바네사 욥의 <미국은 잊어라!>가 상영된다. 이 젊은 감독들은 올해 뮌셴 영화제에서 <Hypo>상을 받았다.

이런 관심은 1년 전에는 이런 주제에 대한 영화들이 거이 없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 하다. 폴커 쉴렌도르프는 1991년 연방영화상을 수상하면서 "독일 영화제작자들에게 수치"라고 자조적으로 비탄했다. "우리 시대와 동일선상에 있지 못했기" 때문에.

통일된 다음 해 누구보다도 동독 다큐멘터리 제작자들이 많은 작품을 만들었는데, 그 당시에 이미 새 연방 주민들의 일상, 시장 경제가 예비하고 있던 문제들, 극우주의, 몰락한 감시국가를 다루었다. 많은 영화들 중에서 소수만이, 그것도 대부분 단기간 동안 영화관에서 상영되었다. 예를 들면 폴커 쾹의 <Maerkische Trilogie>. 통일에 대한 상업영화들은 대개 코메디였다. 얌전하고 기껏해야 기분좋은 영화들. 영화 속에서 "오씨"들은 대부분 동정을 사고 구동독 주민들은 끝에가서는 훌륭한 자본주의자들이 되고, 동독 및 서독 주민들은 각각 비판을 받고, 결말에는 모든 것이 잘 해결된다. 하이코 쉬어의 <모두가 거짓말!(1991)>, 만프레드 슈텔쩌의 <Superstau(1991)>, 파딤 글로브나의 <Der Brocken(1991)>, 페터 카하네의 <코지마의 사전>, 그리고 두 편의 Trabi 영화들이 여기에 속한다.

웃음이 최고의 약이다. 크리스토프 쉴링겐지프만이 통일을 기념해 연장을 쥐었다. 서로 뭉뚱그려져 있는 것들을 조각내기 위해. 그의 영화 <Die Deutsche Kettensaegenmassaker(1990)>은 통일을 카니발 같은 행위로 투명하고 관습으로부터 자유로운 시선으로 묘사한다.

그러나 특히 대성공을 거둔 것은 페터 트림의 <달려라! 트라비!>였다. 장벽붕괴와 화폐 통일 사이, 1990년에 만들어진 이 영화는 통일의 환희에 사로잡혀 있다. 약 150만명이 관람해 1991년 3위를 차지했다. 작센 출신의 독어 선생 우도 슈트르쯔는 가족들과 트라비를 타고 브렌너 고개(티롤지방의 알프스 고개)를 넘는다. "다 잘 될거야."라는 게 개척길에 나선 이 가족의 생각이자. 이 영화의 태도이다. 독일의 꿈의 나라 이태리에서 슈트르쯔 가족에게도 결국 꿈은 실현된다. 그러나 이 영화의 기분좋은 낙관주의는 나중에는 아무것도 생산해 내지 못한다. 그 가족이 1992년 두 번째 트라비 영화, <Das war der wilde Osten(Wolfgang Bueld, Reinhard Klooss)>에서 이탈리아 여행에서 돌아 왔을 때 비터펠트에 있는 그들의 집은 폭파된다. <Der Brocken>과 <코시마의 사전>에서 처럼 투기와 재개발 열풍이 다뤄진다. 몇 년 뒤 페터 벨쯔의 <버닝 라이프(1994)>에서도 주택들은 골프장에 자리를 내줘야 한다.

울리케 오팅어는 통화 통일전 10일간의 베를린 시와 그 주변에 대한 기록인 <카우트다운(1990)>에서 "느림"을 변호한다. 이는 동시에 다양성에 대한 변호이기도 하다. 이영화에서 그녀는 통일의 속도에 대한  환상을 만들지 않는다. "사람들은 왜 이데올로기의 부재가 새로운 내용으로 채워질때까지 기다리지 않는가?"라고 그녀는 묻는다. "사상으로 정치를 할 수 없다면, 왜 현실에 반응할 시간을 두지 않는가? 왜 생겨날 수 있는 모든 공백은 곧바로 익숙한 낡은 것으로 점령당해야 하나?" 통일에 대한 후기의 영화에서는 갑자기 생긴 공백에 직면해, 가능성들과 역사적 센세이션에 직면해 때때로 시간이 그대로 멈춰있다.

1995년 베를린날레 개막작으로 상영된 마가레트 폰 드로타의 영화 <약속>은 독일 분다놔 통일을 다룬 최초의 대작이었다. 중심 테마는 분단으로 발생한 소외. 30년간 떨어져 있었던 독일인 연인 콘라드와 소피에게 장벽은 너무 늦게 무너졌다. 서로 다른 체제에서의 시간은 그들의 얼굴에, 몸에, 그들의 영혼에 잠들어 있었다. 이 영화는 동독에서는 비밀경찰의 감시와 억압을 드러낸 반면, 서독에서는 모든 것이 문제없이 흘러가는 것으로 묘사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적응메카니즘의 묘사는 그의 강점이다. <약속>은 한 남자가 조금씩 지쳐 쓰러져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직장, 자식들-적응해야할 정당한 이유들은 언제나 존재한다.

하이코 쉬어의 <모두가 거짓말!>는 편견으로 가득한, 재미없기까지한 코미디이다. 그러나 몇몇 아이디어들은 뛰어나다. 동독의 잘 나가던 코미디언 카줄케를 보고 통일된 독일에서는 아무도 웃지 않는다. 영화의 초반에 나오듯 "40년의 동독 유머로, 유머에 의한 모든 것. 모든 것이 하나의 유머." 동독 전체가 "우스운 만큼 질나쁜 독일 저질 코메디"라는 생각은 한스 귄터 플라움이 <존넨알레>에 대해 이야기 했듯, <우리같은 영웅들>과 <존넨알레>에서도 다시 등장한다.

한 잠언집과 같은 영화 <우리같은 영웅들>에서 동독은 매우 인공적으로 보인다. 흑백과 컬러의 교차, 낡은 우편엽서와 같은 색감, 만화영화와 자료화면, "아주 평범한" 상업영화의 합성은 거리감과 회고적 시선을 위한 장치이다. 울쯔쉬트 가족이 거실에 앉아 창밖으로 사회주의 선전판이 생기는 것을 볼 때, 우리가 동독을 박물관에서 처럼 인지한다는 사실은 분명해 진다.

동독에 대한 영화엥서 끊임없이 재생되는 일련의 모티브들과 인물들이 있다. 예를들면, 독일어 교사와 비밀경찰, 오만한 서독인과 동독의 중산층 가족. <하임슈필>에서 아이스하키부는 가족과 구동독의 대체물이다. 동독인 주인공들은 대개 동정을 사고, 나약하다. <우리같은 영웅들>에서 클라우스 울쯔쉬트는 마치 백지장처럼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다. 마티아스 글라스너의 <Die Mediocren(1995)>에 나오는 오씨도 순전히 그가 오씨라는 점에서 성격이 규정된다. 그는 다른 동독인들과 다르지만 베씨들은 누구도 그렇게 보지 않는다. 나약한 중산층들은 좀처럼 예측할 수가 없다. 슈트프라고도 하는 슈트루쯔는 침울하고 설명할 수 없는 분위기를 풍긴다.

많은 영화들이 로드무비이다. 출발직전의 흥분과 길을 잘못 들어선 느낌이 교차한다. 박물관이나 동물원과 함께 자주 등장하고 자주 사용되는 장면은 사후세계이다. <약속>에서 서독 출신의 여인은 과거에서 온 귀신이다. <연쇄토막살인사건>에서 서독은 일종의 "유령의 집"이다. 특히 안드레아스 클라이너르트는 사후 세계 장면들로 영화 <밤으로 가는 길>을 만들었다. 영화는 폐허가 된 공장에서 시작해서 거기서 끝난다. 이제 아무도 필요로 하지 않는 "감독관"은 처음부터 죽어있었다. 클라이너르트도 동독에서 자랐다. 장벽이 무너졌을 때 그는 동독 영화학교에서 막 그의 졸업 작품을 끝 마쳤다. 그의 영화에서 중요한 테마는 변화이다. 변화에 대한 사람들의 공포와 변화에 대한 갈망.

모티브와 인물. 무엇보다 영화제목에서 통일 또는 구동독에 대한 변화하는, 종종 모순적인 분위기를 어렵지 않게 감지할 수 있다. 최근 영화의 제목들도 그다지 유쾌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경찰관>, <저격 뒤의 침묵>, <미국은 잊어버려!>.  그러나 동독이라는 주제에 대한 거부감은 이제야 비로소 사라진 것처럼 보인다.


원본출처: Martina Knoben, epd Film 8/2000.

이글은 http://saramsori.new21.net/europa.htm 에서 퍼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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