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로그인

2010.03.26 08:55

봄이오면

조회 수 156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봄이 오면
                - 이해인
 
봄이 오면 나는
활짝 피어나기 전에 
조금씩 고운 기침을 하는
꽃나무들 옆에서 
덩달아 봄앓이를 하고 싶다
 
살이 있음의 향기를 
온몸으로 피워 올리는 
꽃나무와 함께
나도 
기쁨의 잔기침을 하며 
조용히 깨어나고 싶다
 
봄이 오면 나는
햇볕이 잘 드는 안뜰에 
작은 꽃밭을 일구어 
꽃씨를 뿌리고 싶다
 
손에 쥐면 금방 날아갈 듯한 
가벼운 꽃씨들을 
조심스레 다루면서
흙냄새 가득한 꽃밭에 
고운 마음으로 
고운 꽃씨를 뿌리고 싶다
 
봄이 오면 나는
매일 새소리를 듣고 싶다
 
산에서, 바다에서, 정원에서 
고운 목청 돋우는 
새들의 지저귐으로
봄을 제일 먼저 느끼게 되는 나는 
새들의 이야기를 해독해서
밝고 맑은 시를 쓰는 
새의 시인이 되고 싶다
 
바쁘고 힘든 삶의 무게에도 
짓눌리지 않고 
가볍게 날아다닐 수 있는
자유의 은빛 날개 하나를 
내 영혼에 달아주고 싶다
 
봄이 오면 
조금은 들뜨게 되는 마음도 
너무 걱정하지 말고 
더욱 기쁘고 명랑하게 노래하는 
새가 되고 싶다
 
봄이 오면 나는
이슬비를 맞고 싶다
 
어릴 적에 
항상 우산을 함께 쓰고 다니던 
소꼽동무를 불러내어
나란히 봄비를 맞으며 
봄비 같은 이야기를 
속삭이고 싶다
 
꽃과 나무에 생기를 더해주고 
아기의 미소처럼 사랑스럽게
내 마음에 내리는 봄비, 
누가 내게 
봄에 낳은 여자 아이의 이름을
지어 달라고 하면 
서슴없이 

                               '봄비' '단비'라고 하고 싶다.

                                <배경음악은 비발디의 봄중에서>


  1. No Image notice by 박철현 2021/09/13 by 박철현
    Views 20690 

    회원 가입 때 문제가 생기면

  2. 긴급 공지

  3. 로그인 하셔야만 보실 수 있는 게시판이 있습니다

  4. 성경은 하느님이 인간에게 보내신 편지입니다 !!!

  5. No Image 20Apr
    by 남궁춘배
    2010/04/20 by 남궁춘배
    Views 1415 

    부고

  6. No Image 20Apr
    by 한세상
    2010/04/20 by 한세상
    Views 1741 

    어울려 사는 삶

  7. No Image 19Apr
    by 남궁춘배
    2010/04/19 by 남궁춘배
    Views 1592 

    최창무 대주교 이임 감사미사

  8. No Image 17Apr
    by 남궁춘배
    2010/04/17 by 남궁춘배
    Views 1470 

    장애인의 날 담화문

  9. No Image 15Apr
    by 한세상
    2010/04/15 by 한세상
    Views 1521 

    산악인의 이야기

  10. No Image 11Apr
    by 한세상
    2010/04/11 by 한세상
    Views 1677 

    초심

  11. No Image 07Apr
    by 민하나
    2010/04/07 by 민하나
    Views 1396 

    해외동포에겐 필수예요

  12. No Image 02Apr
    by 남궁춘배
    2010/04/02 by 남궁춘배
    Views 1960 

    예수의 죽음

  13. No Image 27Mar
    by 윤수현
    2010/03/27 by 윤수현
    Views 2028 

    종교방송 어디서 보세요?

  14. No Image 26Mar
    by 남궁춘배
    2010/03/26 by 남궁춘배
    Views 1569 

    봄이오면

  15. No Image 10Mar
    by 남궁춘배
    2010/03/10 by 남궁춘배
    Views 1482 

    빨래를...

Board Pagination Prev 1 ... 231 232 233 234 235 236 237 238 239 240 ... 299 Next
/ 2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