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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가(許哥)의 과부(寡婦)들

                                                                              2009. 10. 8.



지금으로부터 100여 녀 전에 한국의 풍속(風俗)은, 특히 결혼의 풍속은 그 제도

적(制度的)으로 남자는 이혼(離婚)과 재혼(再婚)이 자유스러웠지만 여자들은 재

혼 할 수 없었고, 남자는 재취(再娶)를 할 수 있었지만 여자는 두 사람의 남편을

가질 수 없다는 여불사이부(女不事二夫, 여자는 두 남자를 섬길 수 없다)라는

주자학(朱子學)의 주장으로 과부가 되더라도 개가(改嫁)할 수가 없는 혼인(婚

姻)제도(制度)를 만들어 놓았던 것이다.



그래서 조선시대의 부녀자(婦女子)들은 자연적으로 한 번 혼인하면 종신토록 재

가(再嫁)하지 못하는 것이 그들의 길이었다. 결혼 그 자체도 본인의 의사(意思)

와는 무관하게 부모에 의하여 가문(家門)위주(爲主)로 이루어지는 것이고, 경국

대전(經國大典)에는 결혼 연령(年齡)도 남자는 15세, 여자는 14세로 공인(公認)

하고 있으나 대개 10세도 못 되어 시집가는 것이 관례(慣例)가 되었고, 늦어도

20세 이전(以前)이었던 것이다.



더욱이 약혼만하고 결혼은 하기 전에 신랑이 사고사(事故死)라도 하더라도 과부

와 같이 수절(守節)을 해야 하는 것이었다. 이것이 1400년대 초에서 1895년까지

의 500여 년 간 법제(法制)화 되어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남자들은 일부다처(一

夫多妻)로 처첩(妻妾)을 두기도 했었다.



조선이 일본(日本)에게 망(亡)하면서 법(法)으로는 자유였으나 500여 년이나

내려오던 그 풍습(風習)은 그리 빨리 없어진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1783년도

에 북경에서 영세를 하여 한국에 첫 가톨릭신자가 되던 이 승훈( 베드로, 李承

薰, 1752-1801)이 세례를 받기 전에 축첩(蓄妾)을 않을 서약을 했었다는 것이

다.(조선의 축첩제도를 알던 서양신부가 일부일처(一夫一妻)제도(制度)인 가톨

릭의 혼인법을 위반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반대(反對)로 나중에 동정(童貞)을 지키려던 동정녀(童貞女)신자들이 수녀원이

나 기타 보장(保障)된 곳이 없으니 과부라고 자칭하며 신분을 감추고 공동체(共

同體)를 형성(形成)하고 공동생활(共同生活)을 했던 것이다. 그 때에 동정녀들이

과부라고 하면서 죽었다는 남편을 허가(許哥)라고 한 것은 발음이 같은 허(虛)와

연관 하여 특정(特定)한 인물이 아닌 허무(虛無), 즉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모두 허가의 과부라고 한 것이 아니고 오(吳)가라고도 하는 등 다르게도

했는데 허서방(許書房)을 많이 썼다는 것이다. (김옥희 저, 한국천주교여성사 1,

121-123 면) 그렇게 신분을 과부로 한 것은 미혼으로 살아가기에는 사회풍속이

허용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상당히 많은 동정녀들이 있었고, 그렇게 신앙생활을 하다가 순교(殉敎)와 유배

(流配, 귀양)되기도 하였다. 그 동정녀로 순교한 중에 동정녀로 최초의 순교자

문 영인 비비안나(1775-1801)와 윤 점혜 아가다(1776-1801) 두 분은 순교(참

수)하여 목이 잘리면서 붉은 피가 아닌 흰 피가 솟았다고도 한다. (김옥희 저,

무명의 순교자와 증거자 177-184 면)



불교가 신라에 들어 올 때에 순교자 이 차돈(異次頓, 503-527)의 목에서도 흰

피가 나왔다고 하는 말을 회상(回想)시킨다. 이렇게 허가과부들이 죽어갔다.



                      허심촌(虛心村, http://cafe.daum.net/hsdorf) 김 토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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