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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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04 12:06

먹구름과 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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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과 찬란(燦爛)한 석양(夕陽)

                                                                            2009. 11. 8.



땅위서는 구름을 단지 아래에서 위로만 볼 수가 있다. 물론 저 멀리 옆으로도

볼 수가 있기는 하지만 그것도 역시 구름의 아래쪽이다. 구름위로 가는 비행기

에서 내려다보이는 구름은 그 색깔이 또 다르다. 한국의 서해안에서 보게 되는

일몰(日沒)때 석양(夕陽)의 찬란(燦爛)함은 참으로 장관(壯觀)이고 아름답다.



그렇게 아름다울 때는 구름인지 태양인지 구별(區別)하기 어렵다. 그렇게 찬란

하던 석양이 태양이 수평선 저 너머로 사라지면 그렇게 아름답던 구름이 시커먼

보잘 것 없는 구름조각일 뿐이다. 사람도 그렇다. 덕성(德性)으로 성령의 도움

으로 성스럽던 모습이 사라지면 저 찬란하던 구름이 제본모습은 볼품없듯이 되

듯이 사람도 그렇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하느님의 빛이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물론 겸손(謙遜)이 지극한 성인(聖人)들은 그런 것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사람은 제 힘이나 노력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티베리아스

호수에서 그물질을 하던 제자들이 밤새도록 그물질을 했으나 아무것도 잡지

못했던 그들이 “예수께서 말씀하신대로 그물을 배 오른 쪽으로 던지니 고기가

너무 많이 잡혀 그물을 끌어 올릴 수가 없도록 많이 잡은 것인데 어부(漁夫)들의

상식(常識)으로는 고기가 없는 뭍에서 불과 100 미터쯤 되는 곳이었던 것이다.

(요한 21, 3-8)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너희는 나 없이 아무것도 못한다.”(요한 15, 5)

그런데 우리는 오만(傲慢)하게도 무엇을 좀 하면 내가 잘나고 내 능력(能力)

으로 잘하는 것인 양 자랑하며 호들갑을 떨지만 실은 하느님의 은총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것이다. 내가 포도나무가 아니고 포도나무의 가지라는

것을 망각(妄覺)하고 거만(倨慢)을 떠는 것이다.



“사람은 빵으로만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

”(마태 4, 4)는 것이다. 내가 신자로 이런 것을 모르는바 아니면서도 내가

무엇을 좀 잘한 것 같으면 그게 마치 내가 내 힘으로 잘 한 것인 줄로 착각

(錯覺)하고 안하무인(眼下無人)으로 거만을 떨다가 망신(亡身)을 하게도

되는 것이다.



이렇게 포도 가지가 그 줄기에 붙어 있어야 하듯이 우리는 하느님의 은총

안에서 살아야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예수께서 하신 말씀이 있으니,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킬 것이다. 그러면 내 아버지께서 그를

사를 하시고, 우리(성부, 성자, 성령)가 그(나)에게 가서 그와 함께 살 것이다.



그러나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내 말을 지키지 않는다. 너희가 듣는 말은

내 말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아버지(성부=聖父)의 말씀이다.”(요한 14, 23-24)

라고 하신 것이다. 이렇게 예수께서 직접 보증(保證)하신 말씀이다. 이제 이렇

게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살 것인지? 아닌 지하는 것은 온전히 내 자유에 달린

것이다. “그러나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내 말을 지키지 않는다.” 하신

것이다. 찬란한 석양이 되는 것도, 먹구름이 되는 것도 내게 달린 것이다.



                      허심촌(虛心村, http://cafe.daum.net/hsdorf) 김 토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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