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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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6 16:08

인무백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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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無百歲人(인무백세인), 枉作千年計(왕작천년계)  

                                                                           2001. 3. 30.



위 제목으로 된 글의 뜻은 “사람은 백 살 사는 사람이 없건만 부질없이

천년의 계획을 세운다”.(명심보감 12장) 이 글은 자기의 분수를 모르고

욕심을 부리며 망녕된 행동을 하는 사람을 경계(警戒)한 말이라 한다.



1,                              

백년 천년 살 듯이 팔딸거리던    

청춘이라 믿어서 염려 않던몸.

거기에도 죽음은 갑자기 덤벼,

용서없이 목숨을 끊어 버린다.



2,

죽음에는 남녀도 노소도 없고

빈부귀천 차별도 없다 하지만

설마 나도 그러랴 믿고 있더니

이 설마에 결국은 속고 말았네.  

(윤형중 작 四末의 노래 1,2,

  이하 모두 같은 책에서)




이제 얼마 있으면 사순절도 끝나고 예수부활 축일과 더불어 부활시기가

된다. 사순절이 끝나기 전에 죽음에 관해 조금 묵상해 보자. 위에 명심

보감에 나오는 말씀과 사말의 노래에 나오는 것이 둘 다 짧은 인생(人生)

과 그 길지 못한 인생인데 부질없이 욕심을 부리고 망령된 행동을 하며

결국은 예상치 못했던 때에 죽음을 만나게 될 것이니 미리부터 죽을 준

비를 하자는 말씀일 것이다.



이 세상의 삶이 끝나면 결국은 죽음이 온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야 없을

것이지만 그러나 상기 사말의 노래에서와 같이 “이 설마에 속고 마는”

하는 것이 인생인가 하지만 우리는 이 설마에 속지 말고서 미리부터 그

죽음에 대비(對備)하여 죽음을 마중 나가서 죽음을 이기면 그 죽음이

복되고 그 삶이 기쁘게 될 것이다.



우리는 노후대책(老後對策)을 한답시고 이리생각 저리 궁리(窮理)하여

재산을 모았으나 실은 그 모아놓은 것들과 재물들이  나를 옹호(擁護)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나를 희롱(戱弄)하고 있으니,



55,                                

머리속에 세웠던 화려한 공상      

거품처럼 힘없이 꺼저 버렸고

애지중지  아끼던 가사 집물은

싱거운 듯 냉정히 조소를 하네.

65

되는 대로 사귀인 불량자 친우

허겁지겁 모아둔 불의한 재물

거품처럼 힘없이 꺼져 버렸고        

허겁지겁 모아둔 불의한 재물        

판관 앞에 놓여진 증거품일세

되잡아서 이럴 줄 누가 알았나 ?




이렇게 노후대책이란 것이 보장된 것이 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가슴 깊이 타고난 강한 생명욕에

설마 내가 죽으랴 장담을 하네.        

어리석게 이 장담 아직도 믿고

영혼 준비 않고서 살줄만 믿네.      




기를 쓰던 심장이 멈춰 버리니

핏기 없는 싸늘한 깡마른 얼굴

정기 빠져 흐릿한 푹 꺼진 눈에

치켜진 코 탄 입술 처진 아래턱.

                                  

부모처자 형제간 따뜻한 정도        

이제부터 끊은 듯 싸늘히 식고

무서움만  방 안에 스며드는 중

산 사람의 염통도 어는 듯하오.


수시 걷어 치워 논 더러운 송장

저 상전의 쾌락을 도모해 주려

양심까지 모두 다 희생했더니

그 결과가 끝 날에 이렇단 말가 ?




이렇게 살다가 저렇게 허무하게 죽으면 어떻게 하자고 있을는지 없을는지도

모르는 그 노년을 위한 허황(虛荒)된 꿈이라 할 노후대책이라는 것이 도대체

어디에 해당하여 그렇게도 사주구령(事主救靈)에는 조그마한 관심(關心)조차

없이 세속적(世俗的)으로만 살아가는 것인지 생각 해 볼일이 아니겠는가 ?

                              

우리 없이 우리를 조성한 천주

우리 없이 우리를 구하지 않소.

지옥 길로 나가면 지옥에 가오

우리 앞길 막을 자 아무도 없소.        




지옥 가서 때늦게 후회할 테면

세상에서 차라리 통회 합세다.

언제든지 한 번은 후회할 테면

늦기 전에 미리서 손을 씁세다.




나이 많아 늙어지면 세상에 생존할 날 수가 그만큼 적어진 것을 모르지

않건 만도 그 동안 세속적으로만 살아온 습관과 안목으로 인하여 물욕과

사욕으로만 기울어지는 것에 억제치 못하고 하루 이틀 지내다가 결국에는

무덤까지 끌려가게 되는 것이니 아직 시간이 남았을 때 “성세 때에 드린

맹세 충실(充實)하게 지키어”(가톨릭 성가 1 번)“야훼께 충실한 자의

죽음은 그분께 귀중하다”(시편 116,15)하신



그런 복된 임종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노자의 말에 “여(與)여 ! 겨울의

냇물을 건너는 듯이 하고, 유(猶)여 ! 사방이 두려워하는 듯 하도다”(여(與)는

의심이 많은 동물이며 유(猶)는 겁이 많은 동물의 일종이다)라는 말을 내가

보았다. 안타깝도다. 이 두마디의 말이 내 성격의 약점을 치유(治癒)해 줄

치료제가 아니겠는가.(다산의 산문선 290면)



하면서 만년(晩年)에 오직 사주구령과 수덕(修德)에만 노력하다가 중국인

유방제 신부께 마지막 성사를 받고 임종하신 다산 정약용 선생의 말씀에 유의

(留意)함도 좋지  않겠는가 . 백년을 살지 못하는 우리가 천년의 계획을 한다면

그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가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는 話頭(화두)가 아니겠는가 ?



                                                        가야산 아래 양업당에서 김토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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