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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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cafe.daum.net/awg                                                                                              글쓴이 : 임소은

교수님이 수업 중에 해 주신 얘기입니다. 교수님 특유의 예민함 때문에 생긴 사연이지요.

집을 옮길 때였어. 유난히 위층에서 발소리가 들리는 걸 못 견뎌 하는 남편이 이사 갈 집은 무조건 아파트 맨 꼭대기층이어야 한다는 거야. 그래서 그런 집이 나오기까지 일 년을 기다렸지.
어느 날, 부동산에서 꼭대기층이 나왔다며 전화가 왔는데 천만 원을 더 줘야 계약할 수 있다는 거야. 당장 계약금을 들고 달려갔지. 그런데 우리 말고 네 명이나 그 집을 보러 와 있었어. 결국 그 아파트의 다른 층보다 삼천만 원을 더 주고 계약했지.

우리 집이 20층인데 아래층에 젊은 애들이 살아. 밤마다 어찌나 시끄러운지...
그럴 때마다 남편은 삼천만 원이나 더 주고 계약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우리가 18층에 계약했으면 위층 소리 들으면서 더 힘들었을 거야.”라고 돌려서 하지.
나도 예민한 편이라 아래층에 사는 밤잠없는 젊은이들 때문에 잠을 설쳐서 너무 힘들었거든.

어쨌거나, 하루는 15층에 사시는 노부부를 엘리베이터 안에서 만났어.
노부부가 “20층에 사시니까 좋죠?” 하시길래 “위층 발소리는 안 들려서 좋아요.” 그랬지.
노부부는 웃으면서 “우리 층 밑에는 애들이 사는데 애들 떠드는 소리 들으면 좋아요. 우리 손자 손녀가 집에서 떠드는 듯한 기분이 들거든요.”라고 말씀하시는 거야.
그 순간의 기분을 뭐라 표현해야 할까. 보는 각도에 따라 소음이 될 수도 있고 정겨운 소리가 될 수도 있다는 것, 그건 바로 우리에게 달렸다는 거지. 그 뒤, 나는 잠을 잘 잘 수 있게 됐어.

  • ?
    운영자 2008.11.15 17:11
    그것이 바로 같은량의 물건을 보고 "이 제 겨 우"와
    "아 직 도"의 차이가 아닐까요?
    교회력으로 마지막 달 이네요. 한해를 보내면서 조금은
    다른 각도에서 보는 여유를 갖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