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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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01 06:12

나를 오려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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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오려 냅니다...

                                                                                                   글쓴이: 박선희
문득문득 내 안에서
또 다른 내가 자꾸 걸리 적 거릴 때가 있습니다.
아니야, 이건 아니야, 라고 아무리 내가 타일러도 또 다른 나는 막무가내입니다.

어느 날, 나는 오려 내기를 합니다. 나에게서 나를 오려 냅니다.

욕망의 후렴 같은, 푸념 같은 덜그럭거리고,
투덜대는 나를 오려 냅니다. 언제 쌓였는지도 모르는 먼지처럼 소리 없이 씌어진 몇 줄의 죄와
아, 너무 아파 발음조차 할 수 없는 아픔의 나까지

삐뚤삐뚤 오려 내더라도 오려 낸 나는 아름답습니다
내 안이 거덜나더라도
오려 낸 나는 행복합니다

당신의 삶 속에서도 또 다른 당신을 <오려 내기> 하지
않으실래요?
가끔, 삶이 힘들 때...당신 안을  들여다보세요
그리고 또 다른 막무가내 당신을 오려 내 보시길…

거덜난 당신의 삶이 얼마나 가볍고
얼마나 아름다워지는지
그윽히 느껴 보는 아름다운  나날들이  되시길 소망합니다....

                                                                                       《아름다운 편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