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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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께 바치는 편지

                                               최성자(벨라뎃다)

 

어머니

붉은 장미꽃이 흐드러지게 피더니

당신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달빛 미소 같은 하얀 꽃비 속에

당신 향기 쏟아져 내립니다.

매년 변함없이 맞이한 오월인데

오늘 밤

당신은 또 다른 모습으로 저희들 앞에 계십니다.

 

어머니

저희는 이제까지 화려한 호칭들로

영광 받으신 천상의 모후,

당신의 위대함에만 자랑삼았고 무한한 사랑,

자애롭고 한없는 모습으로만 당신을 기억했습니다.

그런데 이밤,

당신 발아래 저 작은 풀잎에 맺혀진 이슬 한방울이

당신 눈물의 흔적임을 보았습니다.

당신의 한숨 소리도 들었습니다.

가슴깊은 골짜기마다 삭히고 참아내며 오직 한 분

당신 아들 구원사업을 위해

가나안 혼인찬치의 기적을 저희들에게 보여 주셨습니다.

 

당신은 불쌍하고 힘들고 어려운 자식들에게

참으로 큰사랑의 묘약을 뿌려 주십니다.

가장 낮은 곳에서 가슴 조이시며 우리들의 손길을

살그머니 잡아 주십니다.

 

사랑한다고 하면서 받는 기쁨에 연연하고

용서한다고 하면서 마치 내가 주인인양 오만하게

으쓱거렸던 이 어리석음

이웃의 고통은 가볍게 여기면서

나의 아픔만 힘드오니 거두어 달라고 매달리는  

저희들의  철없는 믿음이 한없이 부끄러운 이밤에

아직도 철들지 못한 응석받이가

어머니 치맛자락에 얼굴을 묻습니다.

 

어머니,

당신 아드님이 우리 죄로 피 흘리심을 어찌 그리도

참아 받으셨나요?

불평많고 억지스런 제 욕심에 어찌 그리도

한없는 너그러우심으로 한결 같으신지요 ?

우리 위해 울어주시고

우리 위해 늘 빌어주시는 어머니

 

당신은 님의 어머니

나의 어머니

우리들의 어머니이십니다.

 

성모성월을 지내는 오늘밤

지극히 거룩한 당신께 저희들 두손 모아

사랑의 꽃다발을 드립니다.

늘 당신과 같은 마음으로 주님을 섬길 수 있도록

도와 주소서.

비록 힘들고 어려운 현실이지만 좌절하지 않고

희망으로 우뚝 일어서서 주님만 바라보고

살아 가도록 용기 주소서.

 

당신의 끊임없는 눈물의 기도로

성심성월의 님 앞으로 우리를 이끌어 주소서.

당신 아드님 상처로 나음받은 우리가 당신께 드릴

말씀은  사랑한다는것,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며 살겠다는 이 맹세 뿐입니다.

 

순명의 어머니

사랑의 어머니

언제나

저희들 사랑의 꽃 한 송이 한 송이

엮어나갈 때마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사랑의 꽃비로 흠뻑 적시게 하소서.

그리고 그 향기로 이웃을 향해

넉넉한 가슴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잠겨진 문을 언제나 열어 주소서.

저희 본당 성전이 온통 기쁜 소식으로

강물처럼 넘처  흐르게 하소서

          2005 527일 성모의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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