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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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14 22:59

그리운 등불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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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등불하나                 
                         이해인

 
내가슴 깊은 곳에
그리운 등불 하나 켜 놓겠습니다. 
사랑하는 그대
언제든지 내가 그립걸랑
그 등불 향해 오십시오. 
오늘처럼 하늘빛 따라
슬픔이 몰려오는 날
그대 내게로 오십시오. 
 
 
나 그대 위해
기쁨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삶에 지쳐 어깨가
무겁게 느껴지는 날
그대 내게로 오십시오. 
나 그대 위해
빈 의자가 되어 드리겠습니다. 
 
 
가슴이 허전해
함께 할 친구가 필요한 날
그대 내게로 오십시오. 
나 그대의
좋은 친구가 되어 드리겠습니다.
 
 
그대 내게 오실 땐
푸르른 하늘 빛으로 오십시오.
고운 향내 전하는 바람으로 오십시오.
그리고, 그대 내게 오시기 전
갈색 그리운 낙엽으로 먼저 오십시오. 
나 오늘도 그대 향한
그리운 등불 하나 켜 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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