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로그인

2005.02.17 01:47

무엇을 찾아야

조회 수 919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무엇을 찾아야



어느 날 예수님께서는 불현듯 제자들에게 질문을 던지신다.
"너희는 무엇을 보러 광야에 나가느냐?"(루가 7,24. 직역)
공동번역은 "구경하러"로 되어 있지만 "보러"가 맞다.
"구경"은 볼거리를 즐기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보러 간다"라는
말은 무엇인가를 "찾아" 나서는 것을 말한다.

이어지는 구절에서 예수님은 시적인 운율로 이 물음을 던지신
의도를 분명하게 드러내신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냐? 아니면 무엇을 보러 나갔었느냐?
화려한 옷을 입은 사람이냐? 화려한 옷을 입고 사치스럽게 사는
사람들은 왕궁에 있다. 그렇다면 너희는 무엇을 보러 나갔었느냐?"

이 물음은 오늘의 우리에게 묻는 물음이기도 하다.
그동안 우리는 무엇을 보러 광야에 갔었는가? 무엇을 찾아 우리는
"도시"라는 광양에서 두리번거리고 있는 것인가? 무엇을 얻으려고
21세기 "문명의 광야"에서 헤매고 있는가?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였는가?
서풍이 불면 서양의 인기문화에 흔들거리고, 남풍이 불면 일본의 유행
상품에 휘청거리는 세상의 재미를 찾아서였는가? 오는 듯이 가버리는
그런 허무한 것들을 찾아서였는가? 화려한 옷을 입은 사람이었는가?
멋지게 차려입고 굳이 폼 한번 내봐야 직성이 풀리는 그런 허영이었는가?

이런 것쯤이야 권력을 갖게 되면 의당 누릴 수 있는 것들이다. 높은 자리에
오르면 마음껏 가질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것들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보러 광야에 나갔는가? 이것도 아니요 저것도 아니라면 우리는 무엇을 찾아
헤매고 있는 인생들인가?
도대체 우리는 왜 가톨릭 신자들인가? 주일이면 남들은 들로 산으로 여행을
떠나는데, 우리는 무슨 심산으로 성당을 다니는 것인가?

예수님의 질문은 깊이 헤아려보면 행복의 비결을 묻는 질문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찾아야 행복한 삶이 될 수 있을까? 20세기 전반기
세계 심리학계의 요람이었던 오스트리아 비엔나 학파는 3대에 걸쳐서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집요하게 찾아 나섰다.

제 2대 지그문드 프로이트(S, Freud)는 인간을 "쾌락을 추구하는 존재"라고
보았다. 프로이토가 말하는 쾌락은 성적인 쾌락이었는데 그는 이러한 성적인
쾌락이 욕구가 인간 본연의 욕구로 이곳을 빼면 인간의 자아는 없어진다고
주장했다. 프로이트는 성적인 욕구를 충족하게 되면 인간 자아를 실현하게
되고 그로 인해서 행복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프로이트의 이러한 관점을 좀더 확대시켜보면 그의 주장은 결국 인간이
생리적인 욕구의 충족을 위해서 사는 존재라는 이야기와 상통한다. 즉,
식욕과 성욕, 수면욕(주거) 등을 충족시키면 행복할 수 있다는 이야기인
셈이다. 그런데 제 2대 아돌프 아들러(A, Adier)는 스승인 프로이트의 주장에
한계가 있다고 보았다. 그는 인간이 "쾌락을 향한 의지"를 지녔다는 프로이트의
주장을 인정하면서 그 심층에 "권력에의 의지"가 있다고 보았다.
아들러는 "권력에의 의지"가 더 원초적이라고 본 것이다. 그는 쾌락에의 의지는
심리의 표층에 자리 잡고 있는 욕구일 따름이고, 그 곳을 다 헤집고 들어가 보면
"권력에의 의지"가 자리 잡고 있다고 보았다. 그래서 인간은 더 높은 자리를 향해
움직인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더 큰 권력을 차지할 때, 인간은 행복해진다고
아들러는 주장을 한다.
실제로 그의 주장에 편승한 수많은 사람들이 오늘날 우리 사회의 치열한 생존경쟁
속에서 안간힘을 스며 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제 3대 빅터 프랑클(V, Frankie)은 인간의 원초
욕구는 다름 아닌 "의미에의 의지"라고 주장한다. 인간이 쾌락에의 의지,
권력에의 의지를 지니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근원적이고 원초적인 욕구는
"의미를 향한 욕구"라는 것이다.

앞의 두 가지가 충족되어도 이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인간은 행복할
수 없고 앞의 두 가지가 결여되어도 의미를 향한 욕구가 충족되면 인간은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가지고 "의미"라고 하는가?
그것은 관계에서 발견되는 존재의 보람을 말한다. 아, 나는 누군가가
살아갈 수 있고 내가 있음으로 세상이 좀더 밝아질 수 있다는 생각,
나는 소중한 존재라는 생각, 나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생각, 이런 느낌과
생각들이 "의미"를 발견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자료제공 : 참 소중한 당신 12월호 차동엽 신부님의 글)  



영원에서 영원으로섬돌선교사






  • ?
    운영자 2005.02.22 17:02
    먼저 좋은 글들 올려주시는 것에 감사드립니다.

    게시판의 구조의 문제로 형식을 부득이하게 바꾸게 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이점 양해 바랍니다.

    앞으로 글을 올리실 때는 테이블 태그는 사용하지 않으시길 부탁드립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회원 가입 때 문제가 생기면 박철현 2021.09.13 175
공지 긴급 공지 1 박철현 2020.05.09 321
공지 로그인 하셔야만 보실 수 있는 게시판이 있습니다 5 박철현 2018.09.09 419
3250 안다는 것과 모른다는 것 1 초록풀잎 2005.02.12 1040
3249 하늘의 빛 손용익 2005.02.14 909
» 무엇을 찾아야 1 섬돌선교사 2005.02.17 919
3247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기도... 초록풀잎 2005.02.18 898
3246 내 영혼관리 1 섬돌선교사 2005.02.21 867
3245 하느님의 뜻 섬돌선교사 2005.03.04 910
3244 나를 위로하는 날 이 이상 2005.03.05 813
3243 생명의 은총(시작기도) 섬돌선교사 2005.03.07 802
3242 오! 예수님, 내가 옵니다. 초록풀잎 2005.03.07 1121
3241 생명의 은총-1(수피교의 전설) 섬돌선교사 2005.03.08 869
3240 예비신자 교리 이제민 2005.03.08 1046
3239 생명의 은총-2(수오훈에 담긴 이야기) 섬돌선교사 2005.03.09 987
Board Pagination Prev 1 ...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297 Next
/ 297